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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보험료 등을 이용해 보험료를 '꼼수인상'해온 보험업계가 본격적인 보험료 인상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격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이렉트보험의 맏형 격인 악사(AXA)손해보험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로 하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쳤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보험료 인상폭은 3% 안팎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의 보험료 인상은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가격 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나온 첫 보험료 인상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운전자들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의 보험료가 인상되면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보험료 인상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해왔는데 최근 입장을 바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금융사의 가격과 수수료 결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문화한 '금융규제 운영규정(가칭)'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가격이나 수수료 결정에 금융당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규정화함으로써 우리 손발을 스스로 묶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험업계가 이미 할인 축소나 특약보험료 인상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보험료 인상 효과를 누려왔다는 점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3월 긴급출동서비스 보험료를 11% 올렸고, KB손보 등 상위권의 대형사들도 지난해 2월 긴급출동서비스 보험료를 7% 인상했다. 다른 다수의 보험사들이 10% 안팎의 긴급출동서비스 보험료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NEWS:right}보험사들은 특약보험료는 올리는 대신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일리지 할인 폭은 확대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보험료 인하폭은 0.7%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동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기본보험료는 인상되지 않고 있지만 특약보험료 등의 인상을 통해 꾸준한 손해율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각종 특약관련 보험료에 높아진 손해율 요인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병건 연구원은 "3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자동차보험 매출 증가율은 12%대로 높아졌는데 자동차등록대수 증가율이 2% 내외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수준의 인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악사손보가 보험료 인상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상 통제에도 꼼수 가격 인상을 해오며 영업을 해오던 보험업계가 이제는 본격적인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