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신중하게 결정했다"…결과는 '노코멘트'(속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짓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 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논의결과가 공개될 경우 의결권행사를 앞둔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논의결과를 비공개에 부쳤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0일 오후 3시 투자위원회를 개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국민연금의 입장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3시부터 6시 30분까지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지영혜 팀장은 CBS노컷뉴스에 "위원회는 6시 30분에 종료됐다"며 "(의결권행사 방향을)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회의결과를 전했다. 이어 "회의 내용은 일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현재 삼성물산 주식의 11.21%를 보유중이어서 삼성그룹(우호지분 총합 19.78%)과 엘리엇(7.12%) 간의 표대결의 대세를 가를 수 있는 캐스팅보터로서 합병의 열쇠를 쥐고있는 셈이어서 어떤 방향으로 결정이 났더라도 주주총회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국민연금이 논의결과를 철저히 함구하는 것은 삼성과 엘리엇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인데다 자칫 주총에서 패배한 쪽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섣불리 논의결과를 공개할 경우 삼성과 엘리엇 간의 긴장관계에서 비롯된 이슈가 국민연금의 특정 진영 편들기 이슈로 바뀌면서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주주이익을 최우선 고려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 사안을 둘러싼 '헤지펀드의 국부유출'과 '재벌가 경영권 승계편들기' 주장 사이에서 득실을 따지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국민연금이 2014년 의결권행사에서 반대한 비율이 9%에 지나지 않는 것도 반대보다는 찬성쪽으로 의견을 모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