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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靑 눈도장'에 수십억원 '예산 낭비' 의혹

포항

    울릉군, '靑 눈도장'에 수십억원 '예산 낭비' 의혹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혈세 먹는 하마' 우려

     

    울릉도에 최근 문을 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이 울릉군수의 청와대 '눈도장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릉군은 지난 8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물 등을 전시하는 기념관을 개소했다.

    옛 울릉군수가 살던 관사를 리모델링해 만든 전시관은 12억원을 들여 910㎡의 대지에, 연면적 152㎡ 규모로 조성됐다.

    기념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울릉도를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을 담은 자료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이 기념관이 최수일 울릉군수의 청와대 '눈도장'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릉도와 별다른 연관이 없는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을 쫓아 급하게 기념관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읙혹이다.

    울릉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및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1962년 딱 한차례 군함을 타고 울릉도를 찾았다.

    당시 울릉도를 순시한 뒤 바로 돌아가려 했지만 기상악화로 울릉군수 관사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바로 떠났다.

    이동시간 등을 감안하면 울릉도를 직접 시찰한 시간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념관에는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 사진과 자료가 부족한 상태로, 울릉군은 학생들의 청와대 견학 사진과 울릉도종합개발에 따른 울릉도 발전상 사진까지 전시해 구색을 맞췄다.

    기념관을 조성한 시점도 눈도장용 의혹을 더하고 있다.

    울릉군이 기념관 조성을 위해 '첫 삽'을 뜬 시점은 2013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해이다.

    최 군수는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다른 시장 군수 등을 제치고 박 대통령과 함께 메인 테이블에 앉아 '울릉도에서 만나는 박정희 1962 옛 울릉군수관사' 책자를 전달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하지만 기념관 개관으로 인한 부담은 모두 울릉군과 군민이 부담하게 됐다.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기념관 유지 관리에 해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조성비용까지 합하면 앞으로 수십억 원의 혈세 투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게다가 울릉도에 박정희 기념관을 보려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곳은 '계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박정희 대통령은 울릉도를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원수로 울릉발전에 가장 큰 공이 있는 분"이라며 "지역 발전에 힘을 쏟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념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수 관사는 관선에서 민선으로 넘어온 뒤 그동안 방치돼 있어 활용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나왔고 박정희 기념관으로 결정됐다"면서 "관사가 위치한 곳은 울릉도의 요지로 관광객들이 버스 등을 기다리다 잠시 들러볼 수 있어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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