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의원 정수를 지금보다 90명 이상 대폭 늘리는 대신 세비는 반값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예산 동결을 전제로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9명으로 늘리는 안을 제시한 당 혁신위원회 혁신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제 생각과도 일치한다"며 "혁신안이 당론으로 정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1대1까지는 아니더라도 2대1로는 가야한다"며 "그래야 (현재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양당제 구조를 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혁신위는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해 다당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회 예산 동결을 전제로 지역구 의원 수 246명을 유지한 채 비례대표 의원을 123명으로 늘려 전체 의원 정수를 369석으로 확대하는 안(案)을 제 1안으로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야당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의원정수 확대는 (지역주의로 인해 지역별 표의 등가성이 다르고 사표가 많은) '0.5참정권' 시대에서 '1.0참정권' 시대로 가는 중요한 핵심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예를 들면 영남지역에서 야권 표가 35~40%가 나오는데 의석은 한 석도 없는 상황이다.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우리당이 호남 등) 지역 기득권을 일부 포기하는 것이고, 능력있고 경쟁력있는 정당이 국민의 대의를 확보하려는 의미를 지닌다"며 "우리 당의 경우 (사실상 양당제에서) '2등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서는 "(전체)세비 등을 동결해 의원들에게 들어가는 예산을 적게 만들면 된다"며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세비가 국민소득에 비해 높은 측면이 있는데 제20대 국회부터 세비를 반값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발표한 혁신위의 의원정수 확대 안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라 당내에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노계 조경태 의원은 이날 혁신위 발표 뒤 CBS노컷뉴스와의 통화해서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반(反)혁신안을 내는 혁신위는 즉각 해체시켜야 한다"며 "의원 정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정파적, 기득권은 지켜나겠다는 것인데 지금은 시대정신에 따라 비례대표제를 없애 의원 수를 54명 줄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역시 "국민 정서에 반(反)하는 주장"이라며 국회의원 증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혁신안에 대해 "국민들이 지금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높고 거꾸로 대다수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고 하는데도 (야당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하며 "특권 내려놓기와 국회가 365일 일할 수 있는 시스템 갖추기, 여야가 상생하면서 국회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 마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제도 등이 혁신안이지 정원을 늘리는 게 혁신안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치개혁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도 "국민 정서도 그렇고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서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사견을 전제로 "권역별 비례가 좋은 안임은 틀림없지만 내각제와 궁합이 맞는 안(案)이라고 본다"며 "권역별 비례 대표제 도입은 개헌과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