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은 27일 국회의원 정원을 현행 300명보다 늘리는 방안이 포함된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며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수용’을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야당의 요구사항이 ‘의원정수 확대’가 아니라며,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띄우기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여야 모두 역풍이 예상되는 ‘의원정수 논란’으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각자의 정치개혁안으로 내세운 형국이다.
여당은 야당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의원정수 늘리기’로 규정하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며 “의원 수가 아니라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드리는 정치혁신을 위해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방미(訪美) 중인 김무성 대표를 대신해 주재한 회의에서 김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이라며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야당을 압박한 것이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정치 실업자’ 구제책으로 가선 안 된다”며 의원정수 확대 움직임을 겨냥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윤창원기자)
야당은 전날 의원정수 확대 방안이 포함된 혁신위원회의 쇄신안이 ‘의원정수 확대’ 쪽으로만 초점이 맞춰지자 방점을 달리 찍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의원정수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위가 제안한 것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고 정정했다.
문 대표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반드시 의원정수 확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의 의원정수를 지키면서도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6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권역별 비례대표제 관련 제안한 두 가지 방식 중 한 가지는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는다. 현행 300석 의석수를 유지하면서 200석을 지역구 의원으로 하고, 100석을 비례대표에 할당하는 방식이다.
야당의 노림수는 영남(PK+TK) 지역의 새정치연합의 득표율이 호남 지역의 새누리당 득표율보다 높다다는 사실에 토대를 두고 있다. 현행 전체 득표율 대비 할당되는 비례대표제를 권역별로 바꾸게 되면 영남 지역에서 당선되는 자당 의원이 늘어날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