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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설] 한국 외교 이대로 좋은가?

    • 2015-07-28 14:57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외교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소원했던 북중관계와 중일관계에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랴오닝성 선양을 방문했다. 선양은 랴오닝성의 중심으로 북한의 외교관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으로 넓게 보면 북중 접경지역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이 지난 16일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이례적으로 북중 접경지역인 연변조선족자치주를 방문한 뒤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선양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역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북중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 역시 중국에 대해 유화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시 주석이 선양을 방문한 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정전협정 62주년을 기념해 북한 내 중국군 전사자 묘지에 화환을 보냈다.

    지난 25일에는 전국 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한국전쟁에 참여한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감사의 뜻을 두 차례나 표시했다.

    김정일 시대까지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최근 악화된 북중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이달 들어 두 차례나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한 것이나 김정은이 중국에 대한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은 북중관계에 변화를 모색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중일 관계 역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중국의 강제징용자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배상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대대적으로 거행되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과 아베가 모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경색됐던 북중, 중일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지형 변화 움직임에 우리의 외교적 대응은 너무 안이하다.

    한일관계는 여전히 경색돼 있고 남북관계는 꽉 막혀있고 한중 관계 역시 박근혜 대통령 초기의 뜨거운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다.

    미쓰비시가 중국의 징용자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고 보상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국의 징용자는 외면하는 것이 우리 외교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외교가 지나치게 한미동맹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개선 역시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일본 측으로서는 굳이 한국에 대한 성의를 표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관계가 좋다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돼도 까맣게 모르고 있고 뒤늦게 알고도 제대로 항의 한 번 못한다.

    집권당의 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큰절 외교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나 일본, 북한까지 한국의 외교역량을 평가해주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외교로는 안된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자칫하면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만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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