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얼마 전 이 시간에 재향군인회 직원들이 63년 만에 노조를 설립했다, 내부비리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와 감사원에 보냈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감사결과는 아주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향군의 뒤를 봐주는 큰형님은 누구일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렇지 않아도 국가보훈처의 감사 결과를 두고 부실감사다, 이런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김성완> 시쳇말로 말씀드리면요. 보훈처는 줘도 못 먹습니다. 아니, 먹는 걸 거부했습니다. 향군 노조가 아예 통째 자료를 넘겨줬습니다. 제보한 내용이 두 가지였는데요. 인사전횡을 하고 있다, 회장이. 이 내용하고. 금품을 살포했다, 이런 돈 선거 의혹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보훈처 감사 결과에는 인사전횡 문제만 들어있는데요. 조남풍 회장이 향군이 무슨 삼성 같은 대기업도 아니고 무려 25명이나 특별채용을 했다는 겁니다. 여기 안에는 바로 비리로 그만뒀던 직원의 최측근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790억원의 손해를 끼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보훈처는 조 회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자가 없는 거예요. 또 하나, 금품살포 의혹, 이건 아예 건드리지 않았는데요. 향군 노조가 조 회장이 선거운동기간 동안에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했다, 이런 구체적인 증거가 담긴 메모까지 전달을 해 줬는데 보훈처가 입을 싹 닦아버렸습니다. 그러니까 향군노조가 반쪽짜리 감사다, 면죄부 감사라고 반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말로만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네요. 그런데 감사 결과가 논란이 된 게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성완> 맞습니다. 가요 ‘애모’를 보훈처 가로 만들어야 할 지경인데요. 보훈처는 왜 향군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작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데요. 향군이 5000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빚을 떠안고 있지 않습니까? 그 대부분이 2009년과 2010년에 벌어진 일입니다. 보다못한 회원들이 '대한민국 향군 지키기 정의개혁 운동본부'를 만들어서 서명을 받아서 감사를 청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훈처가 그냥 어물쩍 넘어갔거든요. 결국 향군이 곪을대로 곪아서 더 이상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렸는데, 그제서야 보훈처는 2011년 감사에 나섰는데요. 결론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5700억원이 넘는 손실은 향군 사업개발본부 직원 4명이 저지른 일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5700원도 아니고 5만 7000원도 아니고 5700억원입니다. 이걸 어떻게 달랑 일반직 직원 4명이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그 직원들만 재판받고 잘리고 그냥 끝났습니다. 당시 박세환 회장은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거든요. 이때도 똑같이 부실감사다, 왜 이렇게 감시, 감독을 소홀히 하느냐라는 질타가 쏟아졌는데 4년 만에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손실 단위가 무슨 대기업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지금. 5700억이 말이나 되나요? 보훈처가 감사할 때마다 이렇게 부실감사 논란이 있으면 감사원이 직접 나서면 되는 거 아닌가요?
◆ 김성완> 맞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것도 일반적으로 그게 원래 맞는 얘기고요. 그런데 보훈처나 감사원이나 오십보 백보입니다, 사실은. 감사원도 얼마든지 향군을 직접 감사할 수가 있는데요. 향군이 법률상 친목단체로 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향군은 매년 100억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과 온갖 특혜를 받고 있거든요. 감사원은 친목단체여서 보조금에 대해서 감사를 할 수는 있지만 사업 감사까지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감사할 수 있잖아요, 보조금에 대해서. 그리고 감사라고 하는 게 일부분만 가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하고 난 다음에 딱 그 부분만 보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그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자세히 뜯어보면 감사 의지조차 없는 것 같다라는 그런 말씀인데. 그러면 감독기관들이 왜 재향군인회 앞에만 서면 무기력해지는 거예요?
◆ 김성완> 제가 볼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요. 대통령이 향군 회장에게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향군 회장이면 850만 회원들이 추천한 대의원들이 선출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잖아요. 과연 그럴까요? 제가 설명을 드리는 내용을 들어보시면 아마 조금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 회장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다 정권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조남풍 회장 같은 경우에는 하나회 출신 핵심 멤버 출신이고요. 보안사령관을 지냈고 보안사 사찰사건으로 직위해제가 됐다가 율곡비리조사를 받고 전역을 한 사람입니다. 2009년과 2012년에도 출마를 했다가 낙선을 했는데 하필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안보고문을 맡은 직후에 회장에 당선이 됐습니다. 이게 과연 그냥 우연이라고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게 바로 첫번째 이유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두번째는 뭡니까?
◆ 김성완> 향군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 박재홍> 무섭다.
◆ 김성완> 향군 조직이 전국 각지에 쫙 뻗어있거든요. 그 조직들이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과 여권에 도움을 줍니다.
◇ 박재홍> 재향군인회가 장성이 하는 게 아니고 육군 병장출신도 다 가입할 수 있는 거잖아요.
◆ 김성완> 가입하겠다고 하면 가입할 수 있는 건데. 대신에 향군 이외의 단체에는 또 가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향군은 안보라는 글자만 들어가면 뭐든 할 수 있는 그런 단체라고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촛불시위 반대집회, 이럴 때도 나오기도 하고요. 남북정상회담 반대 국민대회, 이런 것도 열고. 종북세력 규탄대회 이런 것도 합니다. 그러니까 무슨 좌익이다 아니면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한다고만 하면 향군은 어떤 일이든 개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향군은 정치 개입을 할 수 없도록,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항상 여권에서는 ‘그건 안보지, 정치개입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심지어 대선 때 청년국을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댓글 달고 활동을 해도 그것도 안보수호 활동을 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보훈처장도 그렇게 얘기를 하고 보훈처 차장도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여권이 이런 향군을 어떻게 함부로 다룰 수 있을까요? 다루기 아마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향군의 권한을 어떻게 하면 축소하느냐 이런 문제일 것 같은데요. 다시 오늘의 얘기로 되돌아가면 향군 뒤를 봐주는 큰 형님은 누구일까? 이 질문에 제가 답해야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큰 형님이라고 얘기하면 청와대일 수도 있고 여권일 수도 있는데요. 제가 쭉 살펴보니까 향군의 큰 형님은 바로 향군 그 자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향군을 제어할 수는 곳은 어떻게 보면 국회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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