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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과점구조 깨는 선거제도 개편, 시급하다

칼럼

    [사설] 독과점구조 깨는 선거제도 개편, 시급하다

     

    국민들 다수가 정치를 혐오하지만 정치는 나라가 움직이는 매커니즘에 있어서 알파요 오메가다.

    국가지도자를 뽑아 정부를 구성케 하고, 이를 견제하는 입법부를 구성하는 것도 정치의 몫이다. 수 백조의 나랏돈이 어디에 쓰여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찬반이 엇갈리는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것도 정치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5년간 국민이 고생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여의도 1번지는 대결과 반목으로 허송세월하게 되고, 그 대가는 결국 유권자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정치가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유권자들이 정치를 혐오하면, 정치인들은 이른바 살판이 난다. 여론형성이 왜곡돼 이들에 대한 올바른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충원하는 선거제도도 제대로 손질해야 한다. 여야의 극한대결이 정치 비효율을 낳고 정치혐오를 유발한다고 비판한다면, 왜 그런지 근본 처방이 필요한 것이다.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는 영호남 지역감정과 거대정당 독식구도를 고착화시키는 제도이다.

    19대 총선 결과를 보자. 정당투표에서 43%를 얻은 새누리당은 의석수에선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36.5%의 정당득표율을 거둔 당시 민주통합당의 의석 점유율은 42%를 훌쩍 넘는다. 영호남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이 자신들이 얻은 지지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챙긴 것이다.

    한 지역구에서는 1명만 뽑기 때문에 1등이 아닌 득표는 모두 죽은 표(死票)가 돼 군소정당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 민의도 왜곡되는 것은 물론이다.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제3, 제4당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야 대결구도가 고착화되는 구조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정치권에서 찬반논란이 뜨겁다. 새누리당은 의석수 증원에 초점을 맞춰 맹공을 가하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업보 때문에 의석수를 무작정 늘리는 것을 좋아할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논의의 핵심은 정치개혁에 모아져야 한다. 우리는 헌재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로 줄이라고 결정한 것이 선거제도 자체를 손질할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역주의, 대결정치를 청산할 대안이라면 정치적 주판알 튕기기를 중단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 조차도 현행 선거제도에서 가장 혜택을 보는 것은 새누리당이라고 시인한 마당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 등 새로운 선거제도를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면 적폐를 알면서도 꿀맛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욕심으로 비칠 수 있다.

    선거제도를 개혁하는데 있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면 국민여론이 허락하는 한 소폭의 범위에서 국회의원 정원을 늘리는 것도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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