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 중 분신을 시도한 최모(80)씨는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한 고(故) 최병수 씨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속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2일 보도자료에서 "(그의) 부친은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한 최병수씨(작고)로, 1932년 6월 조선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한 '영암 영보 농민 독립만세 시위 사건'에 참여해 치안유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년 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모임에 따르면 분신을 시도한 최씨는 지난 2013년 5월 처음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아왔으며 이듬해 4월부터 후원회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일본의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재판 때마다 법정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격려하는 등 국권회복과 민족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게 모임의 설명이다.
모임 측은 "역사적 진실마저 부정하는 아베정부의 역사왜곡에 항거하기 위해 분신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도중 분신을 시도한 신원미상의 남자를 구급대원들이 들 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앞서 최씨는 이날 오후 12시 40분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정대협 집회 현장 근처에서 스스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