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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케이블카 공화국 빗장 여는 것"

사회 일반

    "설악산 케이블카? 케이블카 공화국 빗장 여는 것"

     


    -노선 중 2.9km가 보호구역, 70만명 이용예상
    -대규모 공사로 관광객 유치하는 시대 지나
    -멸종위기 산양, 담비 서식.. 결국 사라질것
    -대통령 한마디에 강원도, 환경부 사업 강행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지난 달 30일, 저희 뉴스쇼에서는 설악산 관광호텔 건설 계획에 대해서 찬반양론을 함께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양양군 측에 설악산 케이블카 지원을 약속하는 확약서가 공개돼서 또다시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공개된 확약서의 의미, 그리고 설악산 케이블카의 환경파괴 가능성에 대해 환경단체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설악녹색연합의 박그림 대표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그림>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먼저 최문순 지사가 양양군 측에 전달한 확약서, 어떤 내용인가요?

    ◆ 박그림> 강원도가 양양군에 케이블카에 대한 전체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확약서인데요. 강원도가 양양군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케이블카 설치 1차 추진 때에는 강원도 내의 각각 지자체마다 전부 다 케이블카 계획들을 가지고 요청들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에서 담합을 시키면서 양양군의 오색-대청구간에 케이블카를 놓으면 나머지 지자체도 다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담합이 돼서 그걸 적극적으로 강원도에서 지원하기 위한 확약서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오색 케이블카 규모는 얼마나 되는 건가요?

    ◆ 박그림> 지금 10인승 곤돌라 53대를 돌려서 연간 70만 명 정도를 정상부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거든요. 그래서 전체 길이는 3.4km인데 그 가운데 2.9km가 지금 천연보호구역에 들어가 있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에 들어가 있고 규제를 통해서 보호해왔던 그런 곳이죠.

    ◇ 박재홍> 일단 이 확약서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원래 양양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얘기가 과거부터 있었던 건가요?

    ◆ 박그림> 지금 양양군에서 추진한 건 15년 정도 됐고요. 계속 1, 2차에 걸쳐서 부결이 됐고 지금 이번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어쨌든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개발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이 확약서가 큰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박그림> 그렇죠. 그렇게 서로 확약서를 써줌으로 해서 최문순 도지사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 정치적으로 굉장히 많은 활동들을 펼치게 됐고, 청와대에도 그런 걸 건의하게 함으로써 지난 10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설치하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경련에서도 케이블카 설치를 통한 산악관광 활성화라는 추진계획들도 드러나게 된 것이죠.

    ◇ 박재홍> 그런데 강원도 측에서는 확약서 논란이 커지자 ‘이 확약서는 오색케이블카사업이 도지사 공약사업이기 때문에 강원도의 의지를 밝히고 지원을 한다는 의미에서 쓴 것이지, 심의의 중립성을 해치기 위한 판단은 아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그림> 그건 말이 안 되죠. 그런 상황 정도의 것이 아니라, 이것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 서로가 어떤 밀약을 한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저는 여기에 대해서 중립성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보고요,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서 정치적으로나 전경련과도 모든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는 그런 실정이기 때문에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최문순 지사의 해명을 보면 설악산 호텔 건설 계획은 지금 부인을 했거든요. 그리고 ‘설악산이 국립공원이다’라는 사실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뭐랄까요, 약간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박그림> 늘 그 동안 ‘강원도는 자연이 재산이다’라는 얘기를 해 왔거든요. 사실 이런 대규모 시설을 통해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호텔이라든가 레스토랑, 이런 것을 통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시대는 지났고요. 느린 생태관광이 이루어져야만 지역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이지, 이런 대규모의 시설을 통해서는 결국은 토건업자와 그것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지역주민을 위해서 무슨 이익이 돌아가겠습니까?

    ◇ 박재홍> 그럼 최근까지도 강원도 내에 케이블카 말고도 난개발이 진행된 곳이 있었나요?

    ◆ 박그림> 지금 케이블카만 해도 강원도 내에 9개가 허가됐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볼 것도 없습니다. 지금 저는 설악산 케이블카가 하나의 빗장이라고 보거든요. 이 빗장이 열리게 되면 우리나라 전국에 아마 케이블카 설치가 되고 케이블카 공화국으로 바뀌게 되는 그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리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이러한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서 양양군측은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사는 서식지라든지 법정 보호종 식물이 발견되지 않는 곳으로 케이블카 노선을 선정했다’ 이렇게 반론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재반론해 주신다면요?

    ◆ 박그림> 그 케이블카 노선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을 비롯해서 2급인 담비, 하늘다람쥐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조사를 했고요. 식물까지 치면 멸종위기종만 10종이 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곳은 계속 통제됐던 그런 곳이기 때문에 그 노선 조사가 잘못됐고 부실한 조사라고 볼 수밖에는 없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런데 케이블카가 그냥 하늘 위로 다니는 거니까 산양이라든지 담비라든지 이런 동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안 미치는 것은 아닌가요?

    ◆ 박그림> 케이블카 설치 공사 때는 동물들이 피했다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집 위로 고압전선이 하나만 지나가도 신체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을 하면서 반대를 합니다. 그러면 케이블카를 통해서 끊임없이 소음이 일어나고 경관으로도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러면 그 산의 생명들이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요? 그건 전혀 있을 수 없는 얘기고요. 끊임없이 그런 자극에 의해서, 영향에 의해서 결국에는 희귀동물들이 다 사라지게 된다고 저는 믿죠.

    ◇ 박재홍> 우려가 많으신데요. 그렇다면 강원도에서 이렇게 강행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박그림>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은 맹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걸 놓으면 정말 뭔가는 될 것 같은 생각들, 요즘 흔한 말로 대박이 날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설악산의 자연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경제적으로 전혀 이득도 없을뿐더러 우리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연도 잃게 되는 거죠.

    ◇ 박재홍> 이달 말쯤에 환경부가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인데요. 현재 환경부 입장은 어떤 건가요?

    ◆ 박그림> 글쎄요. 저희가 보기에는 1, 2차 신청 때까지만 해도 환경부가 케이블카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고요. 그래서 케이블카 계획이 부결됐다고 보는데요. 지난 10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설치하라는 말 한마디가 화근이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환경부가 앞장서서 나서는 것 같은 느낌도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똑바로만 본다면, 있는 자체 그대로만 본다면 부결될 수밖에 없는 그런 장소라고 보고요. 그곳은 산양들의 번식지거든요. 케이블카 가이드라인에 ‘번식지에는 그런 시설이 안 된다’라고 명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 박재홍> 따라서 케이블카 설치 사업 자체는 전면 재검토해야 된다는 말씀이네요.

    ◆ 박그림> 그렇죠.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그림> 고맙습니다.

    ◇ 박재홍> 설악녹색연합의 박그림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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