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가요제' 무대에 오른 스타들과 쓰레기로 뒤덮인 현장. (MBC 제공, 자료사진)
떠들썩한 축제의 끝은 씁쓸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13일 열린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현장이 쓰레기로 뒤덮인 탓이다.
'무한도전'은 15일 SNS에 현장 사진을 올리고 "가요제 후 현장에 버려진 쓰레기는 관객 퇴장 직후부터 '무한도전'이 열심히 치우고 있었다"며 "외곽 도로와 진입로부터 시작해서 오늘 세트 철거 이후에는 공연장 안쪽까지 조금씩 깨끗한 평창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 쓰레기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즉각 대응한 것.
14일 행사가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장은 물론 리조트 진입로 주변까지 관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넘쳐났다. 그 양이 많아 평창군과 주최 방송사인 MBC가 힘을 합쳐야 했을 정도다.
'무한도전'은 M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프로그램이자 국민 예능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이슈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말하면 대중과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다.
특히 '무한도전'의 공식 축제나 다름없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언제나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가요제도 그랬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콜라보레이션 할 가수는 누구인지, 어디에서 열리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화제가 됐다.
열기는 현장까지 이어졌다. '집에서 가요제를 즐기는 것이 가장 시원할 것'이라는 제작진의 권유에도 3만 명의 관객들은 강원도 평창으로 모여들었다. 예상대로 폭염과 폭우가 쏟아졌지만 이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사수했다.
무대 위 멤버들과 가수, 그리고 관객. 언제나 그랬듯이, 세 조합이 '무한도전 가요제'의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쓰레기 논란으로 '무한도전 가요제' 자존심에는 금이 가고야 말았다. 미성숙한 시민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라도, 어디까지나 '무한도전 가요제'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 속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제작진들이 책임지고 쓰레기 수거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무한도전'은 이미 수 차례 가요제를 열어왔다. 그런 경험에 빗대어 볼 때, 3만 명의 관객이 모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