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일찍 합의됐어야 할 최저임금 인상, 만시지탄
- 개성공단 기업 옥죄는 건 임금이 아닌 5.24 조치
- 현 정부, 개성공단에 대한 의지 별반 없어
- 통일이 내일 올 수도?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 적어
- 통일대박론? 경협으로 잘 준비된 통일만이 대박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어제 전격 합의됐습니다.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최저임금 인상 합의를 마친 개성공단의 표정은 어떨까요?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 정기섭> 안녕하세요.
◇ 박재홍>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5%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네요. 일단 큰 산은 넘은 건가요?
◆ 정기섭> 그렇죠. 일단 고비는 넘긴 셈입니다. 그 문제 자체는 벌써 타결될 수도 있는 것이었는데, 남북관계가 비정상적 상황이다 보니까.. 이제라도 하여튼 타결된 게 기업들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뭔가 좀 만시지탄, 때늦은 감이 있다는 그런 말씀인 것 같은데. 5% 인상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씀이네요.
◆ 정기섭> 5% 인상하는 건 매년 해왔던 것이고요. 임금문제라는 어떻게 보면 우리로 치면 노사간의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 자체도 개성공단의 존폐가 위협될 정도의 큰 문제로 비화되는 그런 현상 자체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현재 우리 정부는 대북 5.24 조치를 해제하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우리 정부 당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 없으셨어요?
◆ 정기섭> 많이 아쉽죠. 왜 아쉽냐면, 5.24 조치는 사실상 지금은 북에 어떤 데미지를 주는 부분은 거의 없어졌고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이 큽니다.
◇ 박재홍> 그래요.
◆ 정기섭> 우리 정부에서는 천안함 사건 이후에 북이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이 조치를 해제할 수 없다는 건데, 그런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향후에도 10년, 20년간 이 조치를 계속 끌고 갈 것인지… 그리고 이 조치가 중국이라는 대체수단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북한 의존도만 줄이고 중국 의존도만 극도로 키웠죠. 아주 많은 수의 기업들만 도산의 그런 어려움을 겪게 했고요.
◇ 박재홍> 도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 뭔가요? 5.24 조치가 정작 북한을 압박하거나 그런 효과는 없었던 것이고, 오히려 개성공단의 입주기업들에게만 피해만 줬다는 말씀인가요?
◆ 정기섭> 초기에는 북측에 다소 어려움을 줬죠.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북한에게는 중국이라는 수단이 있기 때문에 우리하고 교역할 것을 중국하고 교역함으로써 그 문제를 풀어갔고, 현재는 저희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숨은 쉬고 있지만 대북교역업체라든지 내륙투자기업들은 거의 도산한 상태입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 (사진=통일부 제공)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실질적으로 개성공단이 5.24 조치 문제로 많은 피해가 있는 상황이네요.
◆ 정기섭> 신규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공단 그 자체가… 기업이라는 게 오늘 연명하는 것을 것도 중요하지만 내일의 성장과 성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신규투자 자체도 쉽지 않지만 5.24 조치 자체가 지금 남북관계의 개선 내지는 정상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저해요인이 되다 보니까, 남북관계가 이렇게 적대적인 상황에서 두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에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가 없겠죠. 그런 부분이 상당히 특히 어렵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최저임금 5% 인상 이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고, 사실상은 어떤 정부의 5.24 조치가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요소였다는 말씀인 것 같네요.
◆ 정기섭> 개성공단의 정상화나 개성공단의 발전 성장을 위해서도 5.24조치 해제는 불가피하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 박재홍> 그러면 기업들의 입장을 우리 정부 당국에도 전달하셨습니까, 그러면?
◆ 정기섭> 물론 그간 틈나는 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정부 당국의 뜻이 워낙 완고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말씀도 안 드렸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계속 건의를 해도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그러면 개성공단 자체가 지금 숨만 쉬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정부가 뭐랄까요,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그러한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든가 그런 시각도 없다, 이렇게 느끼시는 겁니까, 그러면?
◆ 정기섭> 개성공단 자체에 대한 의지나 열의가 지금 정부한테 별반 없지 않나 하는 그런 판단이 어쩔 수 없이 들고요. 남북 경협 자체가 사실 우리 정부를 믿고 투자한 거거든요, 기업들이. 그런데 오히려 남북관계의 단절 내지는 파탄으로 인한 그러한 불이익들이 투자한 기업들이 잘못 선택한 것으로 돌아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남북관계의 최후의 보루다, 이렇게 일컬어지고 있는 개성공단. 더 활성화되면 좋겠네요.
◆ 정기섭> 저희들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서 지켜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박재홍>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은 "내년에도 통일이 될 수 있다" 이런 발언을 최근에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북한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것은 어떤가요? 실제로 그러한 미래가 올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 정기섭> 어떤 뜻으로 말씀하셨는지 모르기 때문에… 북한의 급변사태라는 것은 발생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시점에서 북한이 급변사태가 난다고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오히려 남쪽만 자기들만 잘 먹고 잘 산다 하는 이런 생각에 적대감이 많은데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의 통일을 선택할 것인지, 그건 생각해 보면 답이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 현장에서 느끼시기에는 그러한 가능성이 적게 보인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 통일은 대박이다, 이런 말도 대통령이 했었는데. 정말로 남북관계 대박나기 위해서는 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급선무라고 보십니까?
◆ 정기섭>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씀에 앞머리가 생략됐는데, 사실은 잘 준비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씀이실 겁니다. 통일을 잘 준비해 가는 과정 중에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 개성공단 사업과 같은 겁니다. 잘 준비해간다는 것은 상대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만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이야말로 그런 선제적인 조치를 할 때고 그러한 조치들이 사실은 이번과 같은 목함지뢰와 같은 도발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기섭>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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