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당국자들이 판문점에서 접촉하는 모습(사진=통일부)
남북 고위급 접촉이 10시간 가까이 진행되면서 양국이 긴장완화와 상호입장 차이를 좁히는데 진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한 이번 고위급 접촉은 예정보다 다소 늦은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 양측 대표단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로비에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밝은 표정으로 회담을 시작했지만, 22일 새벽 4시15분까지 마라톤 접촉을 계속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접촉에서 우리 측은 북한의 최근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사건 등을 지적하면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북측은 우선 목함지뢰 도발로 시작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한미연합훈련과 대북전단살포 등의 중단을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남북은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을 것 가능성이 높다.
이날 회담에서는 특히 남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다시 설명하고 고 남북이산가족 상봉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쌍방의 입장을 검토한 뒤 23일 오후 3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합의문 작성까지 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남북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 이번 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진 않겠지만, 북측의 도발 중단과 남측의 심리전 방송 중단은 합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