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투기성 투자거품이 제자리 찾는중
-中당국 증시개입했지만 오히려 문제 야기
-위안화 절하, 기업실적 호전위한 부양책
-中 의존도 높은 韓기업 타격 불가피
-3000선 안심못해, 세계 증시에도 악재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어제 중국 증시가 또다시 대폭락했습니다. 어제인 24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9%가 하락한 3209.9로 마감했는데요. 우리 증시인 코스피도 중국발 폭락의 영향을 받아서 2.47% 하락했습니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로 불리는 위기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끼친 악영향은 없는 것인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봅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의 윤창현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윤창현>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어제 상하이 종합지수가 3200대까지 폭락을 했습니다. 이렇게 크게 떨어진 게 8년 만이고 불과 두 달 만에 2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인데. 숫자상으로 감이 안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 윤창현> 연초에 한 3000대 초반이었으니까요. 정점이었던 5166까지 가는데 6개월 걸렸는데 내려오는 데는 두 달 걸렸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6개월 동안 번 것이 두 달 만에 다 제자리에 돌아왔다는 얘기입니다. 충격적인 수준의 하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동안 중국 증시가 비정상적으로 올랐던 건가요? 왜 이렇게 떨어진 겁니까?
◆ 윤창현> 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의 힘만으로 증시가 오른다는 것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거죠. 좀 우스운 얘기일지 모르지만 스님들까지 주식투자를 했다는 소리들이 중국에서 들렸거든요. 그야말로 너무도 많은 분들이 자기 돈만으로 투자하지 않고, 빌려서 주식투자에 열을 올렸다는 것인데요. 상장사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과열된 증시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사실상 중국증시에 거품이 좀 있었는데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보면 될까요?
◆ 윤창현>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손해 보신 분들이 들을 때는 화가 나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결국 단기적으로 돈의 힘으로 오르고 나면 반드시 한번 조정을 하는 것이 주가의 속성이라고 볼 때, 제자리 찾기가 시작됐다라고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얘기죠.
◇ 박재홍> 그래서 중국 당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지난 6월 경이었나요? 이런 폭락을 감지하면서 시장에 개입을 했었죠. 그런데 결론적으로 봤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았네요.
◆ 윤창현> 그렇습니다. 2000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동안에 기금도 동원하고, 은행의 유동성도 동원하고, 며칠 동안 하한가가 나온 종목은 거래 정지도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금융 공산주의다’라고까지 비판을 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그동안에 다양한 행태의 부양책을 썼는데 그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락을 했다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 것이 아니냐, 좀 안 좋은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금융 공산주의다’까지 표현해 주셨는데요. 그러면 중국 경제당국이 이런 중국증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될까요?
◆ 윤창현> 그렇습니다. 통제가 처음부터 좀 어려운 거라고 봐야 되겠죠. 자식으로 따지면 어렸을 적에 젖 먹던 자식이 장성해서 자기 품을 떠날 수준이 됐는데, 아직도 젖 먹던 시절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시장이 커지고 굉장히 발전을 했는데 그 시장을 정책 몇 가지로 자기가 오르고 내리고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쉽게 접근을 했던 면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좀 그런 면에서 시장을 좀 존중을 해 주고 시장 논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제 중국 경제도 그만큼 커졌고. 정말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 있다라는 말씀이신데요. 이 와중에 중국 경제 당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는 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조치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윤창현> 제가 볼 때는 기업 실적이 워낙 나쁘고 전체 실물경제도 안 좋다 보니까요, 부양책을 쭉 쓰다가 마지막에 나온 느낌이 듭니다. 제 눈에는 부양책의 일부로 보이기도 합니다.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외국에 물건을 팔 때 굉장히 싸게 팔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상당히 도움이 되거든요. 1994~1995년에도 대규모의 평가절하를 실제로 해서 재미를 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차원에서 기업들 실적을 호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쓴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어떻게 보십니까? 위안화 절하가 실제로 효과가 나올까요?
◆ 윤창현> 어느 정도 효과가 나오겠는데요. 문제는 말이죠, 실적이라고 하는 것은 천천히 진행이 돼서 3~6개월씩은 지나야 실적이 조금 좋아졌구나하고 수치로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는 좀 혼란이 계속될 거라고 얘기를 할 수 있겠죠.
◇ 박재홍> 그러면 일단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좀 기다려봐야 겠네요?
◆ 윤창현> 그렇게 너무 조급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답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 박재홍> 그러면 이 시점에서 제일 궁금한 게요.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인데요. 지금 우리 증시에도 부분적으로 악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윤창현> 물론 당연히 악재라고 봅니다. 우선 자기가 가진 주식이 두 배, 세 배 올랐다고 하면 심리가 풀리면서 소비를 더 하게 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부동산도 그렇고요. 그래서 그런 자산효과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되면 중국의 소비도 줄고 우리나라 수출품이 중국에서 팔리는 부분도 많이 줄어들겠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화장품 같은 경우에 중국인들이 적게 사게 된다는 얘기고. 관광객도 적게 올 가능성이 높고요.
또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중국을 통해서 재미를 봤는데 그게 상당 부분 꺼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중국 주식 꺼졌으니 우리 주식도 꺼진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나라 실물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 전체의 거의 3분의 1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25%이고 대만하고 홍콩까지 합치면 33%쯤 되니까요. 의존도가 강한 외국 경기가 안 좋아지면 우리가 힘들어진다는 얘기가 되겠죠.
◇ 박재홍>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중국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 이를테면 유럽시장을 개척해야 된다’라는 의견이 반복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 같이 또 쉬운 건 아니잖아요.
◆ 윤창현> 그렇습니다. 지금 지적해 주신 대로 유럽은 유럽대로 힘들고요.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 규모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창출하는 내수 규모에 비해서 약하다는 얘기죠.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의존은 우리의 운명 같은 거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전세계의 경제 영향을 받는 것이 우리 경제 체질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은 피해갈 수가 없는 숙명 같은 면이 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이제 중국 증시가 3200대까지 떨어진 상황인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좀 더 면밀히 봐야 할 텐데. 3000대도 위험하다고 봐도 될까요?
◆ 윤창현> 글쎄요. 저보고 예측을 하라고 하면 죄송한데요. 그러니까 메아리처럼 말이죠. 우리 증시가 떨어지고, 또 우리 떨어지는 것 보고 또 미국도 떨어지고, 미국 떨어지는 거 보고 놀라서 중국이 또 떨어지는. 좀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3000선이 깨질 수 있을 가능성도 있고요. 한 2500선까지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오는 게 증시의 속성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하락 후에 또 반등할 가능성까지 짚어주셨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윤창현>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의 윤창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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