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1일 열린 NC-삼성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이 9회말 무너진 가운데 연장 10회말 정인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른손 타자인 모창민만 상대하고 좌타자인 박민우, 김준완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박근홍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인욱의 공이 좋았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좌타자인 박민우와 김준완도 정인욱에게 맡겼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 정인욱의 데뷔 첫 세이브였다.
류중일 감독은 2일 창원에서 열리는 NC전을 앞두고 "첫 타자를 내보내면 줄줄이 왼손 타자라 박근홍을 준비시켰다"면서 "슬라이더가 잘 먹히더라. 만약 다음 타자를 내보냈어도 바꾸려 했는데 잘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인욱은 "그런 경험이 재미있었다"면서 "긴장을 조금 했다. 원래 한 명만 상대하고 교체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세게 던졌다"고 웃었다.
사실 1위 다툼의 승부처였던 경기였다. 지면 0.5경기 차까지 좁혀지는 상황. 그것도 연장전 등판이었다. 특히나 정인욱에게는 연장전에 대한 악몽이 있다. 바로 신인이었던 2010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6으로 앞선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3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정인욱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어제도 던지다가 그 날 생각이 났다"면서 "그 때 2점 차 연장에서 무너진 경험이 한 번 있어서 어제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단 정인욱은 롱릴리프로 대기할 예정이다. 지난해 차우찬이 맡았던 역할이다.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1+1 선발로도 나선다.
류중일 감독은 "상황이 되면 나간다. 길게 가는 중간 투수다. 선발이 빨리 무너지면 정인욱 밖에 쓸 투수가 없다. 길게 갈 수 있는 투수가 없다"면서 "지난해 차우찬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정인욱의 목표다. 지난해 13경기, 올해 7경기 등판이 전부이기 때문. 물론 선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