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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한국 경제위기의 방아쇠인가

경제정책

    美 금리인상, 한국 경제위기의 방아쇠인가

    [미국금리인상기획①] 미국금리인상 또 경제 위기 불러오나

    이번 주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을 앞두고 경제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부채가 천 백조원이 넘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설이 과연 근거가 있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대책은 무엇인지를 3차례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미국금리인상 또 경제 위기 불러오나
    2. 가계부채, 경제 위기의 도화선인가
    3. 위기 도화선 제거는 가능한가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금 온 세계 경제의 이목은 오는 16일과 17일(현지시간)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있다.

    이 위원회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FF금리, Federal funds rate) : 미국의 연방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의 수급조절을 하기 위해 변동시키는 주요 정책금리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상당한다. 구체적으로는, 연준(FRB)의 지시를 받은 뉴욕연방은행이 시중으로부터 증권을 매입하여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보유증권을 매도하여 자금을 회수하는 등의 공개시장조작(오퍼레이션)을 통해서 금리를 유도하게 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로 제로금리 수준이다.

    연준(FRB)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제로금리 수준인 기준금리의 인상을 계속 예고해 왔다.

    남은 것은 언제부터 오르기 시작하고 그 폭과 속도가 어떻게 되느냐이다.

    지난 7월 나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발표문은 ‘노동시장에서 추가 개선이 있고,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연간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자신할 때 첫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돼있다.

    금리인상 조건으로 언급된 지표는 고용과 물가이다.

    먼저 지난 4일 발표된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5.1%로, 2008년 4월 이후 7년만에 가장 낮고 연준이 금리인상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완전고용(5.0~5.2%)을 만족하는 수준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신규 일자리는 17만명대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기업이 사람을 찾는 신규 구인건수는 지난 7월 575만 3천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1% 초반대로 연준이 우려하는 2%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조건으로 보면 금리인상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인 셈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 부진 상황까지 겹쳐 있다.

    지표 해석에 따라 이달부터는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다음으로 늦춰질 것이란 예측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올 연말 안에는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는 데는 미 연준을 포함해 거의 이견이 없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 17명 가운데 15명이 올 연말 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오르지 않아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다음달과 12월에는 오르게 될 전망이다.

    최대한 늦춘다 해도 3개월의 차이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과거 두 차례 외환위기, 금융위기의 시발점은 미국 금리인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경제가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어나 위기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겪었던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은 바로 미국의 금리인상이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사례를 보면 미국은 지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 동안 금리를 세 차례 올렸는데 그 가운데 두 번의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바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의 파급효과가 이렇게 큰 이유는 달러화가 국제외환시장에서 결제 때 중심이 되는 기축통화이고 금리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2004년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우리나라가 위기에 직면한 과정에 대해 김정식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갔을 때 우리나라는 국내 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썼다. 하지만 자본유출을 우려해 1년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다시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금리를 높이자 버블이 붕괴되면서 금융시장이 큰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고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 폭과 속도가 중요…“이번에는 천천히 오를 것”

    문제는 이번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위기상황을 불러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이다.

    미국은 과거 금리인상 때 1 ,2년 사이에 3, 4%를 급격히 올렸다.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인가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과거와는 달리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식 교수는 “미국경기가 근본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불확실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천천히 올리지 않을까 전망한다. 이 달에 올린다면 올해는 0.5%, 내년에는 1.25% 정도. 그래서 내년까지 최대 1.5% 정도 올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한다. 우리 경제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세돈 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금리 올리는 것은 양적 완화로 풀린 돈이 실물 쪽으로 가지 않고 증시과열을 부추겼기 때문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주식시장이 조정 받고 있으니까 금리는 1년에 1% 정도 밖에 안 오를 것이다. 한국에 다이너마이트 효과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 4년에 걸쳐 3.75%까지 오를 전망…금리 부담 5, 6배까지 늘어”

    그러면 안심해도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미국 금리인상에서 속도와 폭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올라서 얼마 동안 갈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고 미래학자인 최윤식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은 강조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6월 회의 때 전망한 기준금리 수치를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Dot Plot Chart)를 보면, 내년 전망 금리 중간 값은 0.625%, 2016년에는 1.625%, 2017년에는 2.875%이고 장기금리 중간 값은 3.75%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금리 중간 값 3.75%는 지난 3월 회의 때와 변동이 없는 만큼 미국 기준금리인상의 가이드라인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최윤식 원장은 “앞으로 3,4년의 시간에 걸쳐 미국 기준금리가 3.75%까지는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자산시장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에 부족하다면 5%까지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최윤식 원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가 늦게 따라간다 해도 미국보다 최소 1에서 2% 포인트는 더 올리는 선에서 끝점은 똑같이 맞춰야 한다. 미국이 3.75%에서 최대 5%까지 올린다면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4.75에서 최대 7%까지 올라가고 제1 금융권은 여기에 0.5에서 1% 포인트를 더 얹고 제2 금융권은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부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부담은 지금의 3, 4배, 많게는 5, 6배까지 늘게 될 것이다. 또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면 우리도 못 내리기 때문에 이런 고금리 상황은 4, 5년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파산하는 개인과 기업이 속출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 금융위기의 시작이다.”

    이런 상황은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다른 나라들이 금융위기 가는 것은 그 나라 펀더멘털의 문제”

    미국이 세계 다른 나라에서 경제위기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이 참여한 정상회의나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 때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양적 완화를 축소, 중지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며 반대하나 미국은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움직인다. 장기적으로 달러 신뢰도를 보면서 자기 계획대로 움직인다. 금리인상으로 다른 나라들이 금융위기 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나라 펀더멘털의 문제라고 본다”고 최윤식 원장은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중국경제 침체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견해도 있는데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내 경기를 우선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RELNEWS:right}미국 금리인상이 시발점이 된 과거 두 차례의 외환위기와 금융위기가 이를 실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불안감에 떨 필요는 없다.

    조민 금융연구원 거시정책실장은 “우리 연구원에서 파악한 바로는 미국 금리인상이 큰 쇼크는 주지 않을 것이다. 제일 어려운 쇼크는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인데, 금리인상은 다 예고 돼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다 들여다 보고 있고 정부도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만큼 쇼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예고된 쇼크 중에서 현실화된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돼있는 만큼 그 추세를 면밀히 살피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각 시나리오 별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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