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사진=박종민 기자)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업과 가전부문에서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구조조정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2015년 2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441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60% 급감했다. 모바일부문은 워낙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지만, 심각한 건 가전사업과 자동차부품부문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LG그룹에 따르면, TV부문의 2분기 매출은 3조 934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조 7832억원 보다 크게 감소했고 1분기의 4조 4367억원보다도 11%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에만 827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62억원)에 이어 연속 2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시장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과 환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9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외부 환경 탓만은 아니다"는 지적이다.
신수종 사업인 자동차 부품사업도 매출은 전분기보다 18% 늘었지만 선행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부담 등으로 1분기 -24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15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은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5년 2분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이 단 2억원으로 쪼그라든 것과 관련해서는 LG가 반전카드로 준비한 G4의 출시 효과가 거의 없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LG 전자는 지난달 22일 최신 스마트폰 G4 출고가를 12만원 가량 내리면서 프리미엄 폰 자존심까지 꺾었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하다.
LG의 어닝쇼크와 사업부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이 나도는 등 부진의 여파는 깊고도 크다.
지난 달 LG전자의 주가는 정확히 1년 만에 반토막났다. 지난해 8월 7일 LG전자 주가가 장중 7만 9600원까지 기록한지 1년 만에 3만 9300원으로 급락한 것이다. 이는 12년래 최저점이기도 하다.
최근 LG전자의 주가는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지만, 지난달까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포트폴리오에 LG전자를 담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발표한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LG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펀드는 총 1134개로 전년 동기의 1539개 대비 26%가량 감소했다. 2년 전인 2013년 4월 기준(2369개)으로는 LG전자를 담고 있는 펀드가 절반도 채 안된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이 돌았을 당시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며 "현재 LG전자가 갖고 있는 추진력이나 혁신력 등에 대한 시장 기대는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단기간내 실적부진을 털어낼 소재가 없다는 점이다. HMC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쪽에 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고, 스마트폰 산업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전략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IT업계 회사들과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취임 5주년을 불과 보름 앞둔 구 부회장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또다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세간의 이목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