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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의 권력기관 불법행위 감싸기 도를 넘었다

칼럼

    [사설] 검찰의 권력기관 불법행위 감싸기 도를 넘었다

     

    검찰의 정권과 권력기관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검찰이 국가기관 또는 공무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감추려하거나 감싸기를 하게 되면 이는 검찰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정부의 불법행위마저 방조하는 결과가 된다.

    정부나 권력기관의 종사자라 할지라도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된다는 신뢰가 쌓일 때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커지고 또 정부나 권력기관도 함부로 불법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검찰이 국가기관이나 권력기관 종사자의 불법행위를 감싸고 눈감아 준다면 이는 권력의 남용을 조장하고 법치의 기본을 흔드는 위험한 일이 된다.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댓글활동을 했던 국정원 직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좌익효수>라는 닉네임으로 2011년 1월~2012년 11월 사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들을 보면 그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절라디언들은 전부 씨족을 멸해야 한다', '홍어 종자' 등 호남 비하 발언을 하는가 하면 대선국면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노골적 지지활동을 펴왔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TV에서 진보성향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여성과 초등학생 딸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성적인 폭언을 일삼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으로 알려지자 이 여성은 <좌익효수>를 모욕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최근 1심 법원에서 이 여성에 대한 패소 판결을 내렸는데 그 이유가 납득하기 힘들다. "<좌익효수>를 국정원 직원으로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지 2년이 다 됐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기소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고 여전히 수사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은 이미 <좌익효수>라는 닉네임을 쓰는 국정원 직원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원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수사중인 사안이라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좌익효수>의 활동이 국정원 직원의 개인적 일탈행위이든 국정원의 조직적 활동이든 있어서는 안될 불법행위임음 명백하다. 그런데도 검찰이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눈감아주면서 오히려 비호하는 인상까지 주고 있다.

    국정원은 대선개입 댓글사건 이후 자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고 검찰은 엄정한 법집행을 국민앞에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만 놓고 본다면 국정원의 개혁 약속이나 검찰의 엄정한 법집행 의지가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검찰이 시간끌기를 하면서 국정원 직원의 불법행위를 비호하려 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기소독점권의 남용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 하나 때문에 검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검찰의 명예에 먹칠을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검찰의 이런 행태는 국정원은 물론 다른 권력기관의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것이고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검찰권의 엄정한 집행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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