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갔던 강제 노역 조선인 희생자 113인의 유골이 18일 오전 부산항을 통해 70년 만에 귀환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일제 강점기 일본에 끌려가 강제로 고된 노역을 하다 생을 마감한 조선인 113명의 유골이 70년 만에 부산항을 통해 귀국했다.
18일 오전 8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출발한 한 여객선이 도착했다.
1시간 뒤 승객들이 모두 배에서 내리자 검은 위패를 선두로 한 흰색 유골함이 일본인 남녀 20여 명의 손에 들려 나왔다.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잠시 멈춰선 유골함 18개는 이들을 맞이하러 나온 한국인 청년들에게 전달됐다.
일본 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갔던 강제 노역 조선인 희생자 113인의 유골이 18일 오전 부산항을 통해 70년 만에 귀환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유골함을 손에 든 청년들은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입국 절차를 거친 뒤 미리 기다리고 있던 4대의 장례 차량으로 향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끌려가 고된 노역을 겪었던 조선인 113명의 유골이 이날 아침 엄숙한 분위기 속에 귀환했다.
일본행 연락선에 몸을 싣고 고향을 떠난 지 70년 만의 일이다.
이날 귀환 행사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함께 만든 '훗카이도강제노동희생자추모·유골귀환추진위원회'가 추진했다.
희생자의 귀향을 위해 자원봉사자 등 일본인 30명, 한국인 50여 명이 행사에 참여했다.
희생자의 유가족 3명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직접 위패를 들고 선조들의 귀향길에 앞장섰다.
일본 강제노역 희생자의 유골이 100위 넘게 동시에 귀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 끌려간 이들은 댐과 철도 등 건설현장과 탄광 등에서 강제로 고역을 치러야 했다.
심지어 전쟁 막바지에는 강제로 일본군에 편입되기까지 했다.
이날 귀환 행사를 준비한 추진 위원회 일본 측 공동대표는 조선을 침략했던 일제의 만행과 뒤늦은 희생자 귀환에 대해 사과했다.
일본 강제노역 희생자 귀환 행사를 추진한 '훗카이도강제노동희생자추모·유골귀환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도노히라 요시히코(좌) 스님과 장병호(우) 교수.(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공동대표 도노히라 요시히코 스님은 "일본에서 희생당한 조선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70년이나 걸렸다"라며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조선을 침략해 이처럼 많은 희생이 발생한 데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도노히라 스님은 또 "최근 일본이 사실상 전쟁 가능한 국가를 표방하는 점을 매우 우려하고 분노한다"라며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은 일본 시민들만으로는 부족하니 한국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