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세월호 잠수사 "토사구팽 당하고, 밤엔 대리운전"

사회 일반

    세월호 잠수사 "토사구팽 당하고, 밤엔 대리운전"

     

    -감독권한없던 잠수사, 과실치사로 재판중
    -구호비용, 트라우마치료? 말만 있었을뿐
    -극단적 선택 모는 정부, 이게 나라인가?
    -그래도 가슴은 참사현장으로 달려갈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관홍 (세월호 구조 민간잠수사)

    뉴스의 그 이후를 점검하는 시간. AS뉴스입니다. 오늘은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때로 시간을 돌려봅니다. 그 당시에 사고가 나자마자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나타나서 자기 몸을 던져 구조작업 했던 분들. 바로 민간 잠수사 분들이었는데요.

    그분들 지금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던 차였는데 며칠 전 열린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민간잠수사 한 분이 할 말 있다라면서 발언대에 섰습니다. ‘우리들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 이제 어떤 재난에도 국민을 부르지 마십시오.’ 울부짖듯 하소연을 해서 많은 화제가 됐었는데요.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들,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죠. 김관홍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관홍>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세월호 사건 때 어떤 작업을 하셨던 거죠?

    ◆ 김관홍> 수색, 사고자 인양. 그리고 장애물 제거해서 작업 공간 확보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물 속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다 하신 거네요.

    ◆ 김관홍>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사고 후 1년 5개월이 지났는데. 갑자기 국정감사 현장에 나타나신 이유, 그 발언대에 서신 이유는 뭔가요?

    ◆ 김관홍> 저희가 지금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저희 민간 잠수사들 사이에서 구심점을 잡아주시고 제 생명을 지켜주셨던 형님이 지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분이 재판을 받고 계세요? 그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김관홍> 공우영 선임 잠수사라고요.

    ◇ 김현정> 공우영 잠수사님. 그런데요?

    ◆ 김관홍> 지금 과실치사로 재판을 받고 검찰이 1년 형을 내린 상태예요.

    ◇ 김현정> 검찰의 1년 구형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 김관홍> 작년 5월 6일 경에 민간잠수사 한 분이 작업 중에 사망하셨어요. 그것에 대한 책임 때문에 형님이 재판에 서게 되신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죠. 그 당시에 공우영 잠수사가 사고 현장에 있었고 다른 민간잠수사가 여럿이 있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구조작업 중에 돌아가셨어요.

    ◆ 김관홍> 네. 그분이 지병이 좀 있으셨어요. 혈압이 있으셔서. 저희가 어떤 권한 같은 게 없어요. 이분에 대해서 자격증을 검사한다든가 건강체크를 할 수 있는 의사나 시설도 없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공 잠수사님한테 민간 잠수사들을 감독하는 권한이 없었다는 말씀이세요?

    ◆ 김관홍> 없죠. 단지 선임이었기 때문에 그 형님이 해경과 해수부에서 내려온 지시를 받고 저희에게 전달하는 역할이 주 역할이었지, 그때는 저희 의도하고는 관계없는 지시가 내려와도 저희는 수긍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검찰의 입장은 ‘공우영 잠수사가 관리 역할을 한 게 맞다. 그 역할을 담당했다는 증거로 이분이 다른 잠수사들보다 수당을 30% 더 받았다. 그것만 봐도 이분에게는 더 중한 직책이 주어져 있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김관홍> 수당관계도 말입니다. 저희가 달래서 준 것도 아니고 그 상황에서 돈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지 않습니까? 만약에 돈을 받기 위해서 일을 하는 사업현장이었다고 한다면 저희는 일 안 해요.

    ◇ 김현정> 따라서 지금 30% 수당을 더 받았기 때문에 관리책임, 감독책임이 있었던 게 맞다라는 검찰의 주장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신데요.

    ◆ 김관홍> 그렇죠.

    ◇ 김현정> 김 잠수사님. 그 당시 사고 직후에 민간 잠수사들이 어떻게 모이고 어떻게 팀을 꾸려서 구조 작업을 하셨어요?

    ◆ 김관홍> 저희 심해 잠수사들끼리는 끼리끼리 연결돼 있고요. 당시에 전화로 팽목항에 많은 잠수사들이 있지만 선내에 진입할 수 있는 잠수사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받고 자기 일을 팽개치고 달려간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 현장에서 있었던 한 잠수사를 ‘오히려 당신이 잘못해서 다른 잠수사가 죽었소’라면서 지금 기소를 한 상황이니 다른 동료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으셨던 거군요.

    ◆ 김관홍> 저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변호사를 샀어요. 그 당시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요. 저희가 어디도 하소연할 데가 없었어요.

    ◇ 김현정> 고발한 주체는 누구입니까? 공 잠수사를 고발한 주체는?

    ◆ 김관홍> 해경이죠.

    ◇ 김현정> 해경입니까? 해경이 왜요? 유가족도 아니고 해경이?

    ◆ 김관홍>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잖아요. 언론에다가는 정부 자기네들이 책임을 진다고까지 얘기를 했습니다, 언론에다가요.

    ◇ 김현정> 저도 그렇게 기억하는데요.

    ◆ 김관홍> 그런데 뒤로는 그 책임, 저희가 졌고요. 그 윗분들은 다 승진하셨죠, 높은 자리에 가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소식, 뉴스 들을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세요?

    ◆ 김관홍> 귀가 먹고 골수가 빠지죠, 저희는… 저희는 어둠 속에서 아직도 헤매는데... 거기는 말이 안 되는 아수라장, 지옥이었어요. 전쟁터였고.. 실질적으로 제가 먼저 사고가 났습니다, 4월 30일에요.

     

    ◇ 김현정> 무슨 사고가 나셨어요?

    ◆ 김관홍> 호흡이 끊어졌어요, 제가.. 그런데 그 당시에 형님이 통신으로 정신차리게끔 저를 인도했기 때문에 제가 물속에서 살아서 나왔지, 그렇지 않으면 저는 형님한테 큰 피해를 드릴뻔 했죠.

    ◇ 김현정> 지금 기소 당하신 공 잠수사 덕분에 나는 그 은혜로 목숨을 살렸는데, 지금 그분이 기소를 당한 상황이 된 거예요.

    ◆ 김관홍> 그렇죠. 토사구팽도 토사구팽 정도지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토사구팽.. 그때는 그렇게 이용하더니 이제 와서는 죄인이라고 몰아세우는 이 상황이 말이 되느냐? 이 말씀이세요.

    ◆ 김관홍>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트라우마 치료센터? 이런 곳에서 심리치료도 받게 해 드리고 하루 구호비용도 98만원씩 책정해서 다 지급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정부가?

    ◆ 김관홍> 그것은 정부의 말뿐이죠. 그 다음 얘기는 없잖아요.

    ◇ 김현정> 그 트라우마 센터에서 심리치료도 충분히 받게 해 주겠다는 약속도 잘 안 지켜졌나요?

    ◆ 김관홍> 그 전남도청에서 봉사하시던 박사님들이 TF쪽에 얘기해서 심리치료해 주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나중에는 미안하다라고만 얘기하시더라고요. ‘미안하다.. 못해 줘서 미안하다’라고만 얘기했어요. 12월 말에 모든 게 종료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12월 말부로 종료가 된 건 치료가 다 돼서 종료가 된 게 아니구요?

    ◆ 김관홍> 아니죠. 12월 말 종료가 됐고요. 그 이유가, 그 배에 승선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승선자에 한해서 심리치료가 되는 걸로 되어 있었고. 저희 같은 경우는 그 치료에서 배제가 됐어요. 모든 것에 배제가 됐어요.

    ◇ 김현정> 그러면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분들이 상당히 계시는 건가요?

    ◆ 김관홍> 다섯, 여섯 분 정도 되는데요. 거의 비슷비슷해요.

    ◇ 김현정> 김관홍 선생님은 어떠세요? 지금 몸 상태나 트라우마나 어떠세요?

    ◆ 김관홍> 좀 심해죠. 많이 심했는데.. 12월, 1월 달에 아이들 데리고 갈 뻔했죠, 여러 번...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디를 갈 뻔했다는 말씀이세요?

    ◆ 김관홍> 그러니까 사람이 한쪽으로 생각이 치우치다 보니까 조절이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극단적인 생각까지...

    ◆ 김관홍>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같이 일하던 형님 하나는 잠수 인생이 완전히 끊어졌고요. 지금 저와는 대리운전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죽을까, 그 생각만 하면서 지냅니다.

    ◇ 김현정> 다시 물속에 들어가기는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생계를 위해서 대리운전을 뛰고 계시는 거예요.

    ◆ 김관홍> 그렇죠. 많이 작살났어요, 몸이... 많이 다쳐서 3월달까지는 소변이 내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고쳤는데.

    ◇ 김현정> 그 정도로... 참... 그 국감에서 우리 김 잠수사께서 하신 발언이 상당한 화제가 됐었습니다. 뭐라고 하셨냐면, ‘다음부터는 이런 참사, 재난이 일어나면 국가가 알아서 하셔야 할 겁니다. 국민들 부르지 마십시오.’ 이러셨어요.

    ◆ 김관홍> 네.

    ◇ 김현정>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김관홍> 솔직히 저희는 여당이고 야당이고 보수인지 진보도 뭔지 모르던 사람들이에요. 그냥 일만 하고 마냥 행복했던 사람들이에요. 자기 일만 열심히 하던 사람들인데. 그런데 결과론적으로는 저희가 죄인 된 거예요, 그냥... 저희요, 양심의 울림 때문에 뛰어간 사람들이에요.

    어려운 얘기하지 말자고요. 정의 이런 거 따지지 말고 상식선에서 ‘이게 나라인가? 이게 정부인가..?’ 정부라는 게 그거 아닙니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것도 맞지만 한 국민이 한 행동에 대해서 억울함이 없어야 되는데.. 가정 자체가 해체되기 일보 직전이고...

    ◇ 김현정> 얼마나 기가 막히고 억울하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싶습니다마는. 그런데 저는 왠지요, 김 잠수사님, 느낌에요. 누군가 희생 당하는 이런 식의 재난이 또 벌어지면 또 제일 먼저 달려가실 것 같은데요?

    ◆ 김관홍> 사람이니까, 사람이니까, 움직이겠죠. 사람이기에...

    ◇ 김현정>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힘 내시고요.

    ◆ 김관홍>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절대로 나쁜 마음 먹으시면 안 됩니다.

    ◆ 김관홍>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인터뷰인데 이렇게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관홍> 네.

    ◇ 김현정> 국회 국감에서 한 발언으로 지금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고 계시는 분입니다. 민간 잠수사 김관홍 씨 연결해서 도대체 세월호 사건 이후에 민간 잠수사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오늘 AS뉴스로 점검해 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