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 주신씨의 병역기피의혹 제기에 대한 장문의 글을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글은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라고 시작한다.
전날 '세브란스병원,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문제 공론화' 제하의 월간지 기사로 다시 촉발된 병역기피의혹 논란으로 박 시장 가족에 뭔가 변화가 있었음을 직감케 하는 글이다.
아내가 운 것은 아들이 성경 시편27편 전문을 엄마에게 보내온 뒤였다고 한다.
성경 시편 27편은 '여호와는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피난처이신데 내가 누구를 무서워 하리요?'라는 문구다.
박 시장은 아내가 "오후 내내 울었다고,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너무 울어 머리가 아프답니다"라고 썼다.
주신씨 신변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심지어 외국에서 유학중인 며느리의 학교까지 알아내 그 지도교수에게까지 온갖 협박의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박 시장을 반대하는 세력이 서울시청 앞과 서울시장 관사 앞을 넘어 외국에 가 있는 아들 며느리의 교수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이 무지막지한 폭력과 선동, 위협 앞에서 저는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들의 저의가 궁금합니다"며 "서울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왜 아내와 아들, 가족이 가혹한 일을 당해야 하는 것입니까? 가족에까지 가해지는 폭력을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박원순 죽이기'를 넘어 우리가족을 겁박하고, 신변을 위협하는 것이 검증이냐,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박 시장은 이어진 글에서 주신씨가 현역으로 입대하였으나, 허리 디스크로 인해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고 제대한 점을 강조하며 "아들의 병역시비는 대한민국의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입각해서 아무런 혐의나 잘못이 없다고 결정한 병무청, 법원, 검찰 등 국가기관으로부터 여섯 번의 판단이 있었다"고 썼다.
지난 2012년 2월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MRI촬영 결과와 관련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자료사진)
박 시장은 이 글에서 왜 주신씨의 재신검에 응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억울했지만 공인이기에 받아 들여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과 아들과 아내의 설득이 있어 수용했다"며 "학부모 모임에 한번 참석하지 못한 부족하고 못난 아비를 위해 용기 있게 지난 2012년 재검에 응해준 아들에게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13년 재검에 대해서도 "부당한 요구였다"고 못 박았다. 의혹 제기자들의 또 한 번의 검사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