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팀 동료들이 더 긴장하는 것 같아요."
SK 이재원은 생애 첫 100타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0타점은 이재원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2006년 류현진(LA 다저스) 대신 SK의 지명을 받고 2013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낸 터라 마음 고생도 심했다. 지난해 타율 3할3푼7리를 기록했지만, 뭔가 부족했다. 그래서 더 100타점에 욕심이 있다.
물론 100타점을 위해 뛰지는 않는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이재원은 "100타점에 대한 의식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그래도 팀이 계속 이기니까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재원의 100타점은 이재원만 바라는 게 아니다. 팀 동료들도 이재원의 100타점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희 감독도 마찬가지다. 아홉수를 벗어나야 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용희 감독도 "빨리 해야지"라고 말했다. 이재원이 타석에 서면 어느 선수보다 우렁찬 응원 소리가 더그아웃에서 울려퍼지기도 한다.
이재원은 "아무래도 찬스를 만들어줘야 하니까 팀 동료들이 더 긴장하는 것 같다"면서 "나보다 동료들이 더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9월28일 넥센전에서 2타점을 올린 뒤 29일 케이티전서에도 찬스가 왔다. 3회말 1사 3루에서 1루 선상으로 향하는 강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케이티 1루수 댄 블랙이 그림 같은 호수비로 이재원의 적시타를 낚아챘다.
이재원은 "그걸 블랙이 잡아내더라"면서 "너무 얄미워서 다음에 블랙이 타석에 섰을 때 100타점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이재원은 2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30일 LG전에서는 1회말 1사 2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고, 3회말 1사 1루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5회말에는 1루 땅볼로 돌아섰고, 선두타자로 나선 7회말 안타를 쳤다.
타점은 없지만 9월 타율은 2할9푼6리. SK 상승세에 한 몫을 하고 있는 이재원이다.
그렇다면 이재원이 보는 SK 상승세 비결은 무엇일까. 이재원은 "사실 9월초에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확장 엔트리가 시행된 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쳐준다. 관중 소리보다 더 크다. 가끔은 너무 커서 민망하기도 했다. 타석에서 응원을 듣고 정신을 차린 적도 있다. 목이 찢어지도록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