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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논란 <안산순례길>…"2016년에도 이어질 것"

공연/전시

    '블랙리스트' 논란 <안산순례길>…"2016년에도 이어질 것"

    “그러나 저들은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들은 가끔 나타나 우리에게 말할 것입니다. 저들의 출몰에 흔들리지 마시고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갑시다!” - 안티고네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인 <안산순례길>이 2016년에도 무대 활동을 이어갈 것이며, 한국문화예술위원(문예위) 지원사업에 또다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를 '잊지않겠다'며 안산 지역을 순례(행동)하는 예술 <안산순례길>. (자세한 내용은 CBS노컷뉴스 5월 1일 자 <안산을 걸으며="" '개발'="" '이주'="" '세월호'를="" 기억한다=""> 기사 참조)

    안산순례길. (photo by HAKS)

     

    그런데 이 <안산순례길>을 문예위 다원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에서 제외시키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유는 세월호를 다뤘다는 것. 정치가 예술에 개입하고, 심지어 자본을 이용해 통제까지 하려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세월호 배제와 블랙리스트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와 예술이 지원정책이라는 틀에서 만날 때, 정부와 예술가의 동기들을 포괄하는 준거는 '공공성"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공공성'은 논쟁적인 용어"라며, 그 이유는 "해당 작품이 무대에서 선보이도록 공공기금으로 지원하는 이유는 그 작품이 공통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작품이 공통의 문제에 관하여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통의 문제'란 이미 확정되고 정의된 게 아니라며, "민주주의 사회라면 누구나 '공통의 문제'에 대해 말하고 행동할 수 있"고, 이는 "예술 또한 마찬가지, 아니 더 과감하게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를 다뤘다는 이유로 심사과정에서 배제된 일은 "문화예술정책 안에서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실은 관료와 정치인들의 편견 가득한 선호를 정당화하는 도구에 불과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예술가가 세월호 참사를 작품 주제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야말로, 참사 이후 전개된 모든 사태야말로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공통의 문제’를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산순례길에 참여한 어느 작가도 그 문제의 전모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라는 분열하고 상충하는 고민 속에서 참여작가들은 여러 질문들을 탐구하고 모색하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과 관료들은 ‘사회적 논란’ 운운하며 자신들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양, 예술가들이 어떤 인간들인지 알고 있다는 양, 작품이 세상에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다는 양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과 국가개조를 언급하며 대통령 스스로 중차대한 공통의 문제로 언급했던 것이 세월호 참사였습니다. 그런데 예술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말하고 행동하려 하자 어느새 그것은 말썽의 소지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그들이 한 말은 결국 '세월호는 안돼. 윤한솔은 안돼'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이것은 공공성의 언어가 아니라 작전의 언어입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그 비밀스런 말을 비겁한 방식으로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의 문화예술정책은 예술인들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을 연료로 삼는 통치기계로 전락했습니다. 이 통치기계가 작동하는데 세월호 참사는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에 불과한 것처럼 보입니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는 문예위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2016년 지원사업에 또다시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지원금이 목적이 아닌 "공통의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할 수 있는 무대와 기회를 위한"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다시 한 번 안산순례길을 배제한다면, 또 다시 세월호 참사와 정치적 성향을 들먹이며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다시 한 번 그들이 통치기계의 하수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셈"이라며 "만약 그들이 하수인이 아니라면 그들은 세월호 참사와 예술가의 성향이 공공성에 어떻게 위배되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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