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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선거구 획정, 결국 의원정수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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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계 "선거구 획정, 결국 의원정수 늘려야"

    지난 5일 여야 원내대표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선거구 획정 등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두고 정치권이 길을 잃었다. 논의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가운데, 여야가 300명으로 묶어 둔 의원정수 증원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은 "여야가 서로 눈치를 보며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으려다 보니, 결국 기형적인 편법만 논의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2+2회담'을 갖고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역구 의석수를 어떻게 정할지 등을 두고 논의를 이어 갔지만 여야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는 "농어촌 지역 의석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할 방안을 정개특위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강구하도록 한다"고 원론적인 합의에 그쳤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입장이고, 새정치연합은 현재 54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면 정당득표율과 의석수 괴리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는 모두 의원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못 박아둔 가운데 벌어지는 논의다.

    앞서 여야는 20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의당과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의원정수 문제를 언급했지만, "국회의원 밥그릇만 늘리느냐"는 국민 반발이 일어나자 논의 자체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국민 정서 등을 의식한 여야 정치권이 의원정수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농어촌 지역구나 비례대표 의석수에 대한 논의만 이어가다 보니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갈등만 깊어져 왔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서는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란 중론이다.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고, 또 비례대표를 줄이지 않고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덕성여대 정치학과 조진만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간단한 해결책은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모든 사람의 1표가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헌법 정신이 우선이 돼야지, 농어촌 지역구나 비례대표 수 문제가 논의의 중심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의 반발도 고려해야 하고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으로선 기득권 지역을 포기하고 표가 좀 더 불확실한 수도권 지역이 더 늘어날 수 있으니 눈치를 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도 "정치 자체를 낮게 평가하고 불신이 많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국회에서 정수를 늘리는 것을 말도 꺼내지 않는데, 결국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소수정당인 정의당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농촌 지역대표성을 살리려면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비례대표를 줄여서 농어촌 지역구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대표성을 살리려면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 여성과 사회적 약자, 농어민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의원정수 문제를 피해 상충되는 주장만 되풀이하다보니 기형적인 편법만 제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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