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국내외에서 강행군을 이어가며 에너지화학·정보통신·반도체 등 미래 사업에 대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8일 SK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다. 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관련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에 미국 정제계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 측은 이번 미국 방문이 청와대의 공식 행사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최 회장이 출소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현지에 위치한 SK 사업장을 둘러볼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SK그룹의 핵심 사업인 에너지와 IT 부문의 거점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은 북미 셰일가스 시장에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SK E&S는 미국 콘티넨탈 리소스의 우드포드 셰일가스전 지분을, SK이노베이션은 현지 석유생산광구 2곳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에서 3차원 D램인 HBM의 차세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8월말 범(汎)중화권 출장을 통해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SK종합화학의 우한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을 방문하고 현지 정부 및 기업관계자를 만났다. 홍콩과 대만에서도 CGH(China Gas Holdings), FEG(Far Eastern Group), 팍스콘 등 각 분야의 글로벌 리더와 연이어 면담을 갖고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RELNEWS:right}유럽에서는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정유사 렙솔(Repsol)과 함께 현지에 구축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아울러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찾아 반도체장비업체 ASML,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 트라피규라 등의 주요 경영진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SK종합화학과 사빅(SABIC)의 합작법인 SSNC가 울산에 설립한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향후 넥슬렌의 글로벌 사업거점을 확장하고 생산규모를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 중동을 아우르는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향후에는 그룹의 내부 결속을 공고히 함으로써 청사진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정기인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은 이달 말 '2015 정례 CEO 세미나'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주요 계열사별로 사업비전 평가와 미래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