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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월세의 시대'가 온다… 전세난 해법은?

    [전세난 기획②] 전세시대 막을 내리나

    최근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가격이 미쳤다고 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집없는 서민들의 고통과 설움은 클 수 밖에 없다. 전세난의 실태를 살펴보고 현 시점에서 필요한 대책은 무엇인지 4차례로 나눠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미친 전세가격, 정부 책임 없나
    2. 전세시대 막을 내리나
    3. 백약이 무효인가
    4. 월세시대 도래…대비는?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세가격 폭등과 전세대란의 기폭제는 월세화로 전세물량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과연 전세는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전세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주택임대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남미의 볼리비아에서 이와 비슷한 '안티끄레띠꼬(anticrético)'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성격은 좀 다르다.

    ※볼리비아의 안티끄레띠꼬(Anticretico) : 우리나라의 전세와 비슷한 개념이다. 전체가구의 5% 내외가 안티끄레띠꼬 계약을 맺은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통상 계약기간은 2년이며 입주 시 전세금(Lump sum money)을 집주인에게 지불하고 계약종료 시 집을 비워주면서 동일한 금액을 반환받아서 나온다. 우리의 전세와 다소 다른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세입자가 거주하는 댓가로 임대료를 지불하는 개념이지만, 볼리비아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소위 대출(Loan) 방법의 일종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 "전세, 흠잡을 데 거의 없는, 굉장히 좋은 제도지만…"

    우리나라에서 전세의 기원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는 경우도 있지만 공식적인 첫 기록은 1910년 조선총독부가 만든 '관습조사보고서'에서 발견된다.

    이 보고서는 "전세란 조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가옥 임대차 방법이다. 차주가 일정한 금액(가옥가격의 반액 내지 7~8할)을 소유자에게 기탁하면 별도의 차임을 지불하지 않고 반환 시 기탁금을 돌려받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개항 이후 도시로 이동하는 농촌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세는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주택임대차제도의 전형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전세에 대해서 '후진국형 사금융시스템'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이 부각된다.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은 "전세는 깡통전세 때만 빼면 굉장히 좋은 제도다.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집을 살만한 돈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전세금을 끼고 집을 장만할 수 있다. 전세를 사는 사람도 전세금에 열심히 모은 돈을 보태서 내 집을 장만하게 되는 꿈을 꿀 수 있다. 전세가 주거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또 전세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도 안정적일 수 있다. 전세제도는 장점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 (사진=자료사진)

     

    ◇"전세, 존립 조건 다 무너져…월세화는 거대한 흐름"

    이렇듯 우리 근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장점이 많은 전세지만 현재 추세로 봐서는 거의 생명을 다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데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전세가 존립할 수 있는 3가지 거시적 환경이 있었다. 고금리와 집값 상승, 금융기관 대출의 어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전세가 존립할 수 있는 조건이 다 무너졌다.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집값은 대세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또 30년 이상 장기 모기지 금융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전세에서 월세로 가는 거대한 흐름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도 "현재는 월세로 가는 일종의 전환기이다. 결국은 월세로 전환될 것이다. 전세로 저렴한 주거비용을 누렸던 향수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세입자가 전세를 선호하고 월세로 가는 것에 대해 저항하지만 월세로 가는 것은 큰 흐름이다.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화 재촉해서는 안돼, 속도 조절해야”

    월세화로의 변화는 정부나 어느 일 개인이나 단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시장이 먼저 알아서 자연스럽게 월세화로 변해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전세가 임대주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전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세가 월세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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