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과 도로, 상하수도 등 건설경기를 살리겠다며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여전히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3/4분기 '건설엔지니어링기업 경기실사지수(CEBSI)'를 조사한 결과 94.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6에 비해 13.2p나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4분기 실사지수는 조사가 시작된 2011년 4/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건설경기 실사지수가 여전히 100 이하로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부정적 견해가 다소 완화됐지만 긍정적인 상황까지는 접어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가 100 이상일 때는 향후 건설엔지니어링 경기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수가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RELNEWS:right}분야별로 보면, 건축 부문의 경우 상가와 사무실 등 비주거 분야의 경기실사지수는 90.2로 지난 2/4분기의 81.9에 비해 8.3p 높아졌으나, 아파트와 일반 주택 등 주거 분야는 108.6으로 오히려 전분기 110.4에 비해 1.8p나 하락했다.
이는 정부가 기업형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혜택과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건설업체들은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건기연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주택 설계용역 수주가 저조했다"며 "정부의 주택정책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로분야 경기실사지수는 지난 2/4분기 103.2에서 3/4분기에는 98.8로 기준지수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SOC 사업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기업들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3/4분기 철도분야 경기실사지수는 80.0으로 2분기 연속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상하수도분야 실사지수는 116.1로 2/4분기에 비해 무려 24.4p나 상승하며 국내 전체 건설경기지수의 하락세를 방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3/4분기 국내 전체 수주규모 지수는 114.6으로 전분기 보다 1.2p 상승했지만, 해외수주규모 지수는 88.3으로 오히려 8.0p 하락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