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한 번도 무슨 법 위반을 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15일 선고 직후 법정을 나와 '처음부터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예상했는지' 묻는 질문에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영장이 들어가고(청구되고), 기소되고, 재판 내내 (그렇게 생각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정당한 직무의 일환이었다고 보냐'는 질문에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을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전 비서관은 후배검사들이 자신을 기소한 데 대한 심경, 운영 중인 음식점을 계속 이어갈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당송팔대가' 유종원(柳宗元, 773-819)의 한시 '강설(江雪)'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강설이라는 한시에는 초롱을 덮어쓴 노인이 홀로 낚시를 하고 있다. 계속 할 것이다. 제 생업이다"라고 말했다.
'수사 시작부터 선고에 이르기까지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맹자에 나오는 '궁불실의(窮不失義) 달불실도(達不失道)'를 언급했다.
그는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의를 잃지 말고 잘 나갈 때도 도를 벗어나지 말라는 그 말씀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조 전 비서관은 "이제 1심 선고가 났을 뿐이고 시작이다. 검찰이 인정하고 항소 안해주셨으면 하는데 그럴리 만무하다 생각하고, 앞으로 저와 제 주변분들에 대한 고난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없습니다. 다만… 없습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