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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청와대 민정라인, 왜 TK 출신만 고집하나?

대통령실

    [Why뉴스] 청와대 민정라인, 왜 TK 출신만 고집하나?

    청와대 권력핵심 관계자 "문고리 3인방에 플러스1(우병우)이 추가된 셈"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설날연휴를 전후해서 검찰인사가 있었고 또 청와대 비서관 인사가 있었다. 지난 1월 공석 중이던 청와대 민정수석에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승진기용 된 뒤 단행된 인사였는데 이번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정부 내 사정라인은 이른바 TK(대구·경북 출신) 일색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청와대 민정라인 왜 TK출신만을 고집하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청와대 민정라인. 왼쪽부터 이명재 민정특보, 우병우 민정수석, 권정훈 민정비서관

     

    ▶ 청와대 민정라인이 TK일색이다 이건가?

    = 이미 익히 알려진 대로다. 청와대 민정라인은 검찰총장을 지낸 이명재 민정특보, 우병우 민정수석에 이어 권정훈 민정비서관까지 대구경북(TK) 출신이 차지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2년 동안 4명의 민정수석이 임명됐는데 (곽상도 → 홍경식 → 김영한 → 우병우) 홍경식 전 민정수석(경남)을 제외한 3명이 모두 TK출신이다. 민정수석실 비서관도 TK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해에는 4명의 비서관 중 곽상도 수석과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 변환철 법무비서관이 TK출신이었다.

    곽상도 민정수석은 인사검증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낙마한 뒤 홍경식 민정수석(마산)이 임명됐으나 세월호 참사여파로 다시 김영한 민정수석으로 바뀌면서 수석과 4명의 비서관 중 김영한 수석(경북 의성)을 비롯해 우병우 민정비서관(경북 영주),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경북 안동), 김종필 법무비서관(대구)이 모두 TK 출신이었다.

    네 번째 우병우 민정수석 체제가 갖춰지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민정1비서관과 민정2비서관을 통합한 민정비서관에 역시 TK출신인 권정훈 부산지검 형사1부장이 임명됐다. TK출신이 계속 맡았던 공직기강 비서관에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유일준 평택지청장이 임명됐고 민원비서관에는 최태현(충북)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이 발탁됐다.


    ▶ 최근 단행된 검찰인사에서도 TK 출신들이 대거 중용되지 않았나?

    = 그렇다 검찰의 주요보직에도 TK 출신들이 대거 기용됐다. 검찰의 2인자인 대검차장에 김수남 전 서울중앙지검장(대구)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박성재 대구고검장(경북)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김진태 검찰총장을 가운데에 두고 김수남 대검차장과 박성제 서울 중앙지검장이 포위하는 형국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를 두고 TK 인사들이 검찰 주요 라인을 장악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실질적인 사정의 중심인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교일, 조영곤, 김수남에 이어 박성제 검사장까지 4번 연속 TK 출신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 검사에는 우 수석비서관의 법대 동기이면서 절친으로 알려진 최윤수 검사가, 특수1부장에는 우 수석과 함께 일했던 임관혁 검사가 하방인사 원칙을 깨면서까지 임명됐다.

    김진모 인천지검장은 우병우 민정수석과 대학과 사법시험 동기로 최윤수 3차장과 함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지검장은 검찰 인사 관행대로라면 18기가 가야하지만 19기인 김진모 검사가 임명됐다. 우병우 수석의 힘이라는 얘기다. 검찰내부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진모 인천지검장이 대검에 근무하면서 우병우 민정수석과 수시로 통화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윤갑근 반부패부장도 우병우 수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획관과 3차장을 하면서 업무협조가 순조로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검찰인사와 민정라인 개편을 두고 '우병우의 우병우에 의한 우병우를 위한 인사' 내지는 'TK의, TK에 의한, TK를 위한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 지역편중이 너무 심하다는 것인가?

    = 그런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대구경북출신 법조인들도 이건 아니다. 너무한다는 비판을 할 정도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한 중견법조인은 "누가 봐도 이건 마음에 안 드는 인사다. 아마도 우병우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사"라면서 "검찰일색에다 TK일색인 이런 인사는 그렇지 않아도 욕을 먹는데 국민의 눈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법조인은 "우병우 민정수석이 약하다보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터준 셈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병우 민정수석은 좀 성급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중견법조인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스타일이 어디를 가거나 자기 사람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굳이 TK를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우병우 수석이 자기 친소관계에 따라 자기 사람을 심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경식 전 수석이나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 누구도 저런 대접은 받아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병우 민정수석이 임명되면서 이제 청와대는 '3+1'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TK출신으로 분류되는 김수남 대검차장(왼쪽),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 '3+1' 그게 무슨 말이냐?

    = 청와대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통한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 만2년인 지금까지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4명 중 3명이 교체됐다. 청와대 초창기 멤버 중 비서관급 이상 전체 53명 중 13명만이 살아남았다. 교체율이 75.5%에 이른다.

    그렇지만 가신그룹인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건재했다.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폐지된 제2부속실 업무까지 떠맡았고 안봉근 전 제2부속비서관은 각 부처 대변인들을 총괄하는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역할이 커졌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청와대에서는 '3인방만 빼고 다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여기에 +1이 추가됐다는 얘기다. 그게 우병우 민정수석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TK출신 한 법조인은 "이런 인사는 김기춘 비서실장 뿐만 아니라 3인방이 모두 오케이 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우병우 수석이) 완전히 신임을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법조인은 "그동안 비서실에 하급 경찰관 하나 들이는 것도 본관에서 자르고 했는데 이번 인사는 거의 (우 수석) 멋대로 하는 것 같다"면서 "이른바 문건유출 수사를 하면서 '너는 우리 사람이다'는 신임을 확실히 굳힌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병우 민정수석의 인사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우 수석과 가까운 검찰인사들이 중용됐기 때문이다.


    ▶ 이렇게 TK 출신들을 전면배치하는 이유가 뭐냐?

    = 크게 네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불안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의 권력 중 70%는 민정수석실이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민정수석비서관실이 관장하는 기관이 검찰과 경찰, 국정원,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감사원 등 권력기관이 망라돼 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 인사검증과 대통령 친인척 관리, 청와대 내부 감찰권도 갖고 있다.

    이런 자리에 믿을 수 있는 내 사람을 앉혀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그런 얘기다.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중견법조인은 "자신이 없는 거다. 믿을 사람이 없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지역에 목을 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한 법조인은 "가장 내밀한 속살이 직접 닿는 부분이니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라면서 "이태리타월로 팬티 만들어 입지 못하니까 면으로 만드는 형국"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검찰의 한 고위간부도 "불안한 거다. 놔야 하는데……. 권력도 나누면 커지는데 계속 쥐려고 하니까 옛날 방식 같다. 검찰을 장악해야 뭘 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두 번째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약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많은 법조인들이 이 부분을 지적했다. 검사장급 출신 한 법조인은 "우병우 민정수석으로 불안하니 그런 것일 것"이라면서 "김기춘 실장이 나간 뒤 우병우 수석으로는 불안하니까 이명재 특보도 임명하고 TK일색으로 깔고 그런 거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다른 중견법조인도 "우병우 민정수석이 자신의 경력이 일천하고 검찰 핵심라인보다 후배이다 보니 이런 인사를 하게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 번째가 핵심인데 검찰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된 인사라는 얘기다. 이 분석에는 검찰내부는 물론이고 법조계와 법조계를 잘 아는 언론계 정치권에서 대부분 동의하는 분석이다.

    검사장급 출신의 한 중견법조인은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이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나 윤석렬 팀장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 자기들 사람 외에는 못 믿겠다. 국정철학이 다른 사람을 검찰요직에 앉혔다가는 큰일 난다는 그런 생각이 깔려 있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법조인도 "청와대가 채동욱이라는 국정철학이 다른 사람을 앉혔다가 당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검찰 특수통이나 공안 인사 등 요직을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배치하는데 이 국정철학이라는 게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는 세월호참사 이후 청와대가 피아를 구분하는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중견법조인은 "세월호 사건이후 계속 피아를 구분하면서 청와대권력만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지지를 넓히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갖고 있는 권력만 공고히 하려는 이른바 철옹성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력을 자신의 권리로 착각하는 것 같다"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국가에 충성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1인에 충성했다. 청와대가 그런 사람들만 모으고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국익이라는 게 노무현 정부 때 다르고 이명박 정부 때 다르고 박근혜 정부 때 다를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왕조시절 공주 모시듯이 한다. 이건 옛날식이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배운 스타일일 것"라고 말하기도 했다.


    ▶ 아니 청와대나 정부가 공명정대하다면 편중인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 그렇다. 그게 정답이다.

    한 중견법조인도 "자기들이 공명정대하면 다른지역 출신이나 다른 라인이 들어오는 걸 뭐 하러 겁을 내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지금 청와대가 MB때 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주변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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