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는 올해 KBO 리그 역대 최초로 9명의 타자가 규정 타석을 채웠다. 주전 9명의 입지가 그만큼 탄탄했다는 의미다. 김경문 감독 특유의 믿음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9명 외에 모창민과 김성욱, 조영훈, 최재원, 김준완, 용덕한, 노진혁, 조평호가 함께 한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를 12명 갈까 고민을 조금 했다"면서 "오른손 대타로 모창민이 있고, 최재원은 대주자로 나간다. 조평호가 괜찮았다. 장타도 필요했고, 왼손 투수가 나오면 쓰려고 포함시켰다. 노진혁은 유격수에 문제가 생기면 수비로 들어간다"고 엔트리 선정 배경을 밝혔다.
7명이 올해 합작한 안타는 195개. 나성범(184개)이나 에릭 테임즈(180개)가 혼자 친 안타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NC의 플레이오프 직행도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길 때는 막고, 질 때는 쳐서 역전하는 카드들"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7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가장 강력한 투수들이 나오는 만큼 마지막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가. 김경문 감독도 "9명 외 나머지가 7~9회에 나가서 키 역할을 해줘야 한다. 대주자나 대타, 대수비도 주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엑스트라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백업들은 포스트시즌에 실력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1차전에서는 엑스트라들이 나설 기회가 없었다. 일찍 승부가 기운 탓이다.
하지만 7회까지 0-0으로 맞섰던 2차전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강조했던 엑스트라들이 승리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김경문 감독은 7회초 2사 2루 위기를 맞자 좌익수 김종호 대신 김성욱을 투입했다. 어깨가 좋은 김성욱으로 짧은 안타의 경우 실점을 막겠다는 복안이었다. 좌익수 방면으로 타구가 향하지 않았지만, NC는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오재원에게 홈런포를 맞고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손시헌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대주자 최재원을 1루에 세웠다. 이어 지석훈의 적시 2루타가 터졌다. 타구 자체도 좋았지만, 최재원의 발로 동점이 만들어졌다. 이어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찬스.
이번에는 대수비로 나섰던 김성욱이 타석에 섰다. 볼 2개를 골라낸 김성욱은 사인에 맞춰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그 때 두산 두 번째 투수 함덕주의 투구가 포수 최재훈의 머리 위로 넘어갔고, 그 사이 지석훈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았다. 김성욱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 후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마지막 9회초 수비에는 노진혁이 나섰다. 손시헌이 빠진 유격수 자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