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인구 3%, 이에 따른 국회의원 수도 3%에 불과한 강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취업 상황에 젊은이는 외지로 떠나고 인구는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경제시장 여건 속에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기업유치활동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원CBS는 올해 개국 20주년을 맞아 협동과 연대의 원리로 움직이는 협동조합이 강원도가 처한 운명을 바꾸는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그 가능성과 과제,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
①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②협동조합, 강원도 취업 지도를 바꾸다 ③농촌을 살리는 협동조합 ④협동조합, 아직은 실험 중 ⑤강원도, 그래도 협동조합이다 |
산적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이 서민들이 겪는 경제 위기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하는 대안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이견을 달지 않는다.
협동조합이 지닌 이익의 재분배성에 주목한 견해다. 박준영 원주의료생협 이사장은 "예를 들어 한살림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며 재분배성을 실현한다. 일반기업이 영리를 추구해 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국한해 분배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한우협동조합이 지난해 7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도 순이익을 4천만원 선에 맞춘 것도 협동조합 재분배 정신의 대표 사례다.
김선기 원주협동경제사회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완주한우협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소는 비싸게 사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싸게 팔고, 운영하는 식당의 식재로는 완주 사람들이 생산하는 농산물 쓰고, 조합원들에게는 장학금을 나눠 준다"고 설명했다.
"분배를 통해 같이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 이런 활동들이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기존 기업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분야도 적지 않다. 소비자 생협이나 사업자 협동조합들의 그 사례다.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회적기업지원팀장은 "소비자 생협은 지역 가치, 안전한 먹을 거리, 생산자를 위한 가치를 실현하고 사업자 협동조합은 원가 경영 논리와 재분배성을 갖는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특히 로컬푸드 영역은 기존 유통업자들이 뛰어들 경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지만 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을 건전하게 매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동조합이 고령화 서비스 부문과 교육, 돌봄 분야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구조라는 평가도 있다.
강원도처럼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획일적 서비스와 한정된 인력을 활용한 전달체계에는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것. 하지만 마을 단위에서 고령자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복지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 이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준영 이사장은 "고령화를 비롯해 장애인, 노숙인 등이 겪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이나 행정력은 이미 도나 기초자치단체에서 집행하고 있다. 이를 협동조합 틀로 바꿔 협동조합의 역량을 키우면 주민 삶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