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있습니다!""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땅땅땅)
야당 소속 단체장이 낸 '평생학습조례 일부개정안'을 놓고 대전 서구의회 여야 의원들이 난투극을 벌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사건은 제223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23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된 조례안을 박양주 서구의장이 직권으로 상임위에 돌려보내면서 벌어졌다.
박양주 의장이 "조례안을 의장의 제의대로 행정자치위원회에 재회부코자 하는데 이의가 있느냐"고 말하자 곳곳에서 "이의가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박 의장은 "이의가 없으므로…"라며 서둘러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부 의원이 의장석으로 달려 나가 의사봉을 빼앗으며 항의했고 이를 막으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다.
해당 조례안은 새정치연합 소속 단체장인 장종태 서구청장이 제출한 것으로, 장 청장은 "서구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 있지만 정작 평생학습관 하나 없는 등 관련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본회의장에서 난투극을 벌인 대전 서구의회.
앞서 새누리당 4명, 새정치연합 3명이 소속된 행정자치위원회는 이 조례안을 통과시켰으나, 뒤늦게 새누리당 측에서 "서구문화원이 평생학습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혈세 낭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인데 과도한 집행부 발목잡기"라는 입장이다.
난투극이 벌어지면서 회의는 정회가 됐다 그대로 끝났으며, 해당 조례안은 다시 상임위로 넘어온 상태로 표류하게 됐다.
이번 사태로 기초의회의 구태 논란과 무용론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대전 서구의회는 앞서 구청장실 비품 구입 예산도 절반으로 삭감하는 등 '집행부 길들이기'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이밖에 최근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갈등을 빚으며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출범 당시에는 의장 자리를 놓고 석 달 가까이 파행을 빚으면서 전국에서 가장 늦게 개원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