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신례리 어촌계의 해녀 인턴 김은주(48) 씨. 김 씨는 "인턴에서 정식 해녀 되는 게 올해 소원"이라고 전했다. (사진=KBS 제공)
제주 서귀포시 어촌계에 해녀의 명맥을 잇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오는 25일 밤 10시 55분 전파를 타는 KBS 2TV '다큐 3일'에서는 제주 서귀포 해녀 인턴들의 72시간을 보여 준다.
제주 해녀는 전성기 3만 명에 달했지만, 현재 4500명으로 급감했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60%가 70세 이상으로 고령화 됐다.
서귀포시에서 체험이 아닌 진짜 해녀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5월 설립된 법환해녀학교. 지난 7월 이곳을 졸업한 28명의 학생들 중 11명이 7곳의 어촌계에 배정됐다.
이들은 어촌계 준계원 자격인 '해녀 인턴'으로 약 6개월의 실습과정을 거친 뒤 어촌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정식계원으로 가입 될 예정이다.
물질 교육 동안 밥보다 바닷물을 더 많이 마신 인턴부터, 거센 파도에 떠밀려 입수부터 난관을 겪는 인턴까지 아기 해녀들의 좌충우돌 실습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 들어보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하기만 한 멘토 해녀들의 물질 경력은 모두 30~40년차다. 그녀들은 갓 물질을 시작한 인턴 해녀들을 "아기 해녀"라고 부르며 엄마처럼 돌보고 있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멋진 상군 해녀가 될 수 있겠다"라고 칭찬을 받는 김은주 인턴. 그녀도 처음에는 "좋은 직업 버리고, 고되고 박한 일을 왜 하려고 하니?"라는 꾸지람 섞인 질문을 듣기 일쑤였다.
정식 해녀가 되고 싶어 두드린 어촌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후계자 양성을 위해 삶의 터전을 열고 멘토로서 그들을 받아들인 해녀들의 물질 수업은 녹록지 않았다.
"해녀가 되면 저 여기다가 해녀 마크 달고 싶어요. 해녀라는 거 자랑하고 싶어가지고…. 그냥 좋아요. 상상만 해도 좋아요. 인턴에서 정식 해녀 되는 게 올해 소원입니다." - 김은주(48세·신례리 어촌계 해녀 인턴)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어머니의 삶을 반추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턴에 지원했다는 허정옥 인턴. 그녀는 하루하루 물질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해녀들의 강인한 도전정신과 삶을 대하는 겸허한 자세를 배워나간다.
"제 어머니처럼만 살면 내가 남만큼 못 살겠는가, 그 생각이 늘 있어요. 그래서 절망이 될 때, 포기 하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제가 어머니 생각하고, 바다를 보는 거예요. 그게 제가 물질을 하려는 이유예요." - 허정옥(56세·보목 어촌계 해녀 인턴)
10년 넘게 도시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지만, 제주 바다가 좋아 무작정 귀촌한 전소영 인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자 해녀 인턴에 지원한 그녀는 고된 물질에 몸이 지쳤어도, 바다를 보면 물에 들어가고 싶은 해녀 본능을 자랑한다.
◇ 삶의 바다에 뛰어든 해녀 인턴들…"욕심 금물" 공동체 정신에 눈뜨다
(사진=KBS 제공)
삶의 바다에 뛰어든 아기 해녀들, 그녀들은 오늘도 물 밖으로 나와 '휘이~'하고 몰아 내쉬는 '숨비소리'로 삶과 꿈을 노래한다.
"내려갈 땐 한 빛, 올라갈 땐 천층만층 구만층"이라는 말이 있다. 물질하러 내려갈 때는 어떤 해녀든 꼭 같은 모습이지만, 물 위로 솟아오를 때에는 천층, 만층, 구만층으로 그 소득이 제각기 다르다는 뜻이다.
제주 해녀는 물질 실력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뉜다. 소라 채취가 허락된 10월, 상군 해녀들은 3시간 물질에 60㎏의 소라를 거뜬히 잡아 올리지만, 인턴해녀들은 10~20㎏ 채취에 그친다.
실력이 출중한 상군 해녀들은 지켜야 할 의무도 더 많아진다. 하군이 된 할머니 해녀들을 배려하기 위해, 할멍 바다(얕은 바다)의 물건은 건드리지 않아야 하며, 아직 덜 자란 소라를 실수로라도 잡아 올려 판매하면 부끄러운 일로 취급받는다.
바다는 해녀들에게 자신의 것을 묵묵히 내어주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칠성판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