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위작 증거 적절시점에 공개
-장녀와 연락 두절, 유골행방 알고파
-2년전 사망설? 지난 4월 5일에도 만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희 (故천경자 화백의 차녀)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고 천경자 화백. 뒤늦게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이 별세 소식을 전한 건 미국에서 천경자 화백과 함께 살던 장녀 이혜선 씨입니다. 장녀 이혜선 씨는 2013년에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유한 천 화백의 작품들에 대해서 '소유권을 돌려달라'라고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그 주인공이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장녀의 존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 화백에게는 장녀 외에도 3명의 자녀가 더 있습니다. 어제 이 세 명의 자녀가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여러 가지 주장도 있고요. 또 천 화백을 둘러싼 여러 가지 소문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는데요. 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더 나눠보죠.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학과의 교수기도 합니다. 김정희 씨, 나와 계세요.
◆ 김정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심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희>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제 미국에 계신 장녀 빼고는 다 참석을 하신 거고요?
◆ 김정희> 그렇죠.
◇ 김현정> 그런 상태에서 다른 자녀들끼리 마음을 모아서 어제 기자회견을 여신 거예요. 어떤 내용을 핵심적으로 전달하셨습니까?
◆ 김정희> 문체부에서 어머님에게 문화인의 최대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고려했다가 일단 취소했고 또 다시 고려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어머님이 합당한 대우를 받으셔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문체부에서는 고 천경자 화백은 이미 1983년에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상황이었는데. '그 후로는 활동실적이 미미했고 또 돌아가실 무렵에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을 고려했을 때 금관문화훈장까지는 좀 추서하기가 어렵다'라는 입장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정희> 그건 2003년에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못하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마는, 그렇게 노년에 들어선 작가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작품을 했었어야 하는 것인지… 그거는 좀 납득이 가지 않네요.
◇ 김현정> '그러면 91세까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림을 그린 사람만 왕성하게 활동한 사람에 한해서만 훈장을 주는 것이냐?' 그렇게 되묻고 싶다는 말씀이신 거죠.
◆ 김정희> 네, 그리고 평생의 업적을 평가해야겠죠. 그리고 그분이 얼마나 사회적인 공헌을 했는가,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고. 재고할 여지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시기를 가족들은 요청하는 것이죠.
◇ 김현정> 사실은 1991년에 미인도 위작 논란이 있을 때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전시했고, 천경자 화백은 그걸 위작이라고 주장을 하고 이런 논란 끝에 미국에 가신 거잖아요. 그리고 끝내 절필 선언까지 하신 건데. 혹시 이때 그 논란들, 그 앙금이 여전히 국가에게, 정부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정희>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 가족으로서는 그런 데에 대한 앙금은 없고, 이것은 다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유족분들은 어머니 말씀대로, 천경자 화백 말씀대로 그게 위품이었다, 위작이었다?
◆ 김정희> 물론입니다. 거기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가 못 됐지만 저희 나름대로 자료도 다 간직하고 있고 언젠가는 이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심이 없습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우리 따님께서 자료를 가지고 계시다고 하셨어요. 수집하고 계시다고요.
◆ 김정희> 네. 그 당시에 모은 것이죠.
◇ 김현정>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건 아닙니까?
◆ 김정희> 글쎄요… 기회가 되면 공개할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게 아직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떤 과학적인 어떤 환경이 주어질 경우에 지금이 타이밍이다 싶을 때 내놓으실 생각이세요?
◆ 김정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종류의 단서인가요?
◆ 김정희> 그걸 지금 제가 이 시간을 통해서 얘기하기는 그렇고 학술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성숙한 시기가 됐을 때 공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러면 차녀께서 가지고 계신 결정적인 단서. 그걸 바탕으로 해서 지금 100% 위작이 확실하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김정희> 그렇습니다.
천경자 화백 (자료사진 / ⓒ2006 HelloDD.xom)
◇ 김현정> 워낙 지금 확실하게 말씀을 하셔서 단서가 뭘까 궁금하긴 한데. 여하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고 또 우리나라의 워낙 대표적인, 세계적인 작가다 보니까 이 부분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어서 제가 질문을 드립니다. 작품의 소유권 얘기인데요. 지금 천경자 화백의 작품 93점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있습니다. 천 화백께서 기증을 하신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장녀 이혜선 씨가 2013년에 소유권을 다시 돌려달라고 주장을 했고, 서울시는 안 된다고 하고… 이게 흐지부지된 건가요?
◆ 김정희> 그것은 저희 다른 자식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고요. 언니께서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저희는 전혀 모르고 있는 일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장녀 이혜선 씨의 주장은 가족들과도 전혀 상의하지 않은 개인적인 것이고, 가족들로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그런 주장이라는 말씀이시라는 거죠?
◆ 김정희> 글쎄요. 만약에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미술관에서 시행을 못한 일이 있다면 그렇다면 당당히 정정을 요구할 수 있겠죠. 그런 조항이 분명히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예를 들어서 관리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그런 것들이요?
◆ 김정희> 그렇겠죠. 그렇지 않은 이상 어머님이 기증하신 그림이고 많은 시민들이 가서 보고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장소이고.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가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어머님의 유골,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장녀 이혜선 씨가 미국에 유골과 함께 계시는 건데. 언니하고는 지금 연락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세요?
◆ 김정희> 지금 불행하게도 아직 소통이 되고 있지 않은데요. 저희에게 또 시급한 문제는 어머님이 어디에 모셔졌는지를 알아서, 그나마 자식의 도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정사가 남들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워낙 세계적인 화가시다 보니까 국민들이 볼 때는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좀 안타까운 생각은 듭니다.
◆ 김정희> 글쎄요. 어느 가정에도 파란은 있겠습니다마는 그 아무리 언니께서 독단적으로 일을 해오셨다 하더라도 지금 이 경우는 너무 지나친 것 같고요. 우리가 이것마저 지나치고 침묵을 한다면 그것은 어머니 뜻에 너무 반하는 일이고, 정말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이렇게 주장을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미국에서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뵌 건 언제세요?
◆ 김정희> 마지막으로 뵌 것은 지난 4월, 4월 5일이었다고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4월 5일에 어머님을 뵀다고 하셨어요?
◆ 김정희> 네.
◇ 김현정> 올해 4월 5일이요?
◆ 김정희> 그럼요.
◇ 김현정> 어디에서 뵈신 건가요?
◆ 김정희> 언니의 아파트에서 뵀죠. 거기에 살고 계셨으니까요.
◇ 김현정> 제가 지금 왜 여쭙냐 하면 미술계로부터 나온 이야기가 ‘사실은 어머님이, 천경자 화백이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유족들이 정확히 밝히지 않아서 연금도 계속 받아간 게 아니냐?’ 이런 소문들, 논란들이 있었거든요. 아닌가요?
◆ 김정희> 그것은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 자식들이 어머니 문제에 조금이라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너무나 꺼려했기 때문에 그런 불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진작 설명해 드렸어야 했는데요. 그리고 집 뿐만 아니라 병원에도 입원을 하셨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기록도 다 남아 있겠고요.
◆ 김정희> 물론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명확하게 해명을 하고요. 훈장이라든지 이런 것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RELNEWS:right}◆ 김정희> 저희는 그저 어머님이 평생 이루신 업적에 대응할 만한 합당한 예우를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 10시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행사가 있을 텐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작별을 해 주셨으면, 어머님 가시는 길을 따뜻하게 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김정희> 피곤해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온 건 미안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고 천경자 화백의 둘째딸입니다. 김정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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