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새누리당 서울 중구당협위원장 (사진= 윤성호 기자)
"수능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인데 아직 시험 볼 과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거죠, 주변에서 국영수 위주로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어떤 과목이 추가될지 모르니 불안해요."
새누리당 지상욱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은 요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내년 4월 13일에 치러지는 20대 총선의 선거구가 오는 13일까지 획정돼야 하는데, 관련 논의는 진척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했고, 공을 넘겨받은 국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블랙홀'에 빠진 상태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2일 '청와대 5인 회동' 이후 줄곧 민생과 청년일자리를 비롯한 선거구 획정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국회에서 올해 안에 선거구 획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해를 넘길 경우,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1분 1초가 아쉬운 정치신인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구가 통합돼 없어지거나, 새로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 곳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이들은 경기장이 없는 상황에서 운동화 끈만 조였다 풀었다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역 의원들의 선거구 획정을 국회 밖에서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는 정치신인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서울 동작을 출마를 검토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강희용 상근부대변인은 "(선거구 획정 지연은) 4년 간 나라의 살림을 책임질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로서 자질을 검증할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