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中日, 아베 태도변화 없음에도 정상회담.
- 한국은 관계 개선 원하는 미국의 압력 작용.
-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 사이 이간질 작전 펼쳐.
- 일본 상대로도 실리위주의 경제 전략 구사.
- 강경에서 유화로 전술 바꿔. 성공적.
- 한국은 전략 없는 감정적 외교 펼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1월 2일 (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우수근 교수 (중국 동화대)
◇ 정관용> 지난 주말부터 한중일 3국간에 정상회담 연이어 열리고 있습니다. 3자간 회담도 있었고요. 한중, 중일, 한일 이런 회담들이 이어 있었죠. 종합적으로 평가를 하겠습니다. 중국 동화대학교의 우수근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우수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언제 한국에 오셨어요?
◆ 우수근> 3일 전에 왔습니다.
◇ 정관용> 항상 오시기 전에 중국 고위층들하고 대화를 하고 오시잖아요.
◆ 우수근> 네,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 관련 당국자들하고 만나서 한중회담이라든가 동북아 문제에 대해서 많이 논의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한일중회담이나 중일회담 혹은 한일회담의 중국 측 속내라든가 중국 측 자세 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 정관용> 좀 크게 보면 한중일 3국간의 정상회담이 원래 2년마다 정례적으로 열리다가 이번에 안 열리다가 3년 반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다시 열리게 된 것은 줄곧 일본은 하자고 했는데 중국하고 우리가 응하지 않았던 것이잖아요. 그러다가 입장이 변화해서 만나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 변하게 된 배경, 중국은 왜 입장이 달라졌을까요? 또 우리는 왜 달라졌을까요? 그 얘기부터 해볼까요?
◆ 우수근> 일단은 한국과 중국 양국은 일본 아베 정부가 집권한 다음부터 위안부 문제라든가 과거사 부정, 영토 문제 등등에 있어서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게 나가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만나지 않았던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 우수근> 그런데 아베 수상이 태도변화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전격적으로 만났습니다. 그 이유는요, 제가 생각할 때 한중 양국에 공히 미국이라는 요소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우리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하고 있습니다마는 한일관계를 더 개선시키라는 미국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난 측면이 적지 않다고 생각되고요.
◇ 정관용>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미국이 일본과 한국도 좀 잘 지내라, 여기에 굴복했다?
◆ 우수근> 네.
◇ 정관용> 그리고요?
◆ 우수근> 네. 그런 측면이 강한 것 같고 중국 같은 경우도 역시 미국이라는 요소가 강하게 작용을 했습니다만 미국의 압력이 아니라 미국 때문입니다.
◇ 정관용> 무슨 뜻이죠?
◆ 우수근> 전혀 다른 의미인데요. 중국은 현재 지구상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전선을 계속 강화시켜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우수근> 중국은 미국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지금 지구상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전선을 계속 강화시켜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응전선을 강화시켜야 하는데 중국이 최근 들어서 아주 효율적인 성공전략을 개발하다시피 한 것이죠. 무엇이냐 하면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 사이의 이간질 작전 그것이 저는 먹혀들어가고 있다, 속된 말로. 나는 내 자긍심을, 자신감을 느낀 것이죠. 가장 최근에 영국에 시진핑 주석이 가서 대대적인 선물공세를 함으로써 영국을 중국의 입장에서는 자기들 쪽으로 더 많이 갖고 오게 되었다.
◇ 정관용>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하죠, 영국에서.
◆ 우수근> 그래서 영국과 미국, 미국과 영국 관계가 약간은 소원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리고요, 또?
◆ 우수근> 바로 어제까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경제회담을 위해서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그래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양국이 만족할 정도의 성과를 내면서 독일로 갔거든요. 여기에 고무돼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러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영국과 독일, EU에서는 영국과 독일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고 그다음에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은 한국과 일본. 한국에서는 한중관계가 전례 없이 좋으니까.
◇ 정관용> 이미 좋고.
◆ 우수근> 이번에 와서 조금만 더 선물공세를 주면 될 것이고 일본에 대해서는 여태까지는 경제교류를 단축시키고 단절시키고 했었는데 그것이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오히려 일본에 대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선물공세를 많이 함으로써 일본사람, 일본 비즈니스계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자라는 전술로 선회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전격적으로 이번에 한일중 정상회담에 참가하게 된 것이죠.
◇ 정관용> 작년인가 시진핑과 아베가 만났을 때 서로 표정부터 냉랭했었고 저희도 TV를 통해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그런 중국의 전략적 태도가 작년하고 달리 바뀌었다는 겁니까?
◆ 우수근> 확 바뀌었습니다. 조금 더 말씀을 드린다면 중국은 아베 총리에 대해서 당연히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래서 아베 총리가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가니까 중국은 자기들의 가장 큰 무기는 경제력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중일관계, 경제관계를 축소시키거나 단절시키거나 해서 일본의 경제계들이 많이 힘들게끔 만든다. 그래서 일본 경제계가 아베 총리에게 압박을 가하게 함으로써 아베가 하야하게 한다라는 전술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아베 총리가 재선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랬죠.
◆ 우수근>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곤욕스럽게 된 것이죠. 그래서 고심한 끝에 중국은 덩치가 큽니다마는 상당히 실리위주의 국가입니다. 자기들의 전술전략이 실패했다는 것을 느끼고 반대로 이제는 미운 자식 떡 더 주기 전술전략을 구사하면서 아베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 이만큼 선물을 가지고 다가갈 테니까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영국이나 독일에 대해서 경제적인 선물보따리를 줌으로써 중국 쪽으로 더 끌어안을 수 있었던 것처럼 그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어제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오늘자 보도를 쭉 보면 한중일 정상회담 3국 회담에서는 그냥 형식적인 회담 분위기였다라고 한다면 중일 양국 간의 정상회담은 격론이 오가고 아주 분위기가 아주 싸늘했다, 이런 보도가 많이 나오던데요. 아니라는 건가요?
◆ 우수근> 그것은 한국의 보도죠. 저는 어제 중일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부터 중국과 일본의 보도를 직접 봤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봤는데요. 우리는 말씀하신 것처럼 격론이 일어났다, 별로 안 좋았다 이러는데 제가 직접 인용해드릴까요? 먼저 일본의 보도 같은 경우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과거를 거울삼아서 미래로 가자고 발언했다’라는 것을 사실 그대로 담담하게 차분하게 보도하면서 ‘리커창 총리는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역사에 대한 언급은 별로 하지 않고 중일 간의 민감한 부분은 그렇게 많이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경제 분야의 교류의 재개라든가 확대 그다음에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중일 양국의 외교부장관 상호교환 등등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계속 끌고 나왔다’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중국의 보도 같은 경우는 중국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위안부라든가 영토문제에 대해서도 리커창 총리가 언급을 했고 남중국 문제에 대해서 아베 총리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주권 문제는 관여하지 마라라는 식으로 일관했다라는 식으로 마치 의기양양한 개선장군을 보는 듯한 그런 식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분히 중국 국내 민심을 의식한 것이죠. 이와 같이 우리도 할 말은 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 대부분이 미래지향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단절시켰던 경제교류를 재개시키거나 확대시키고 정치적으로도 민간분야에서도 이와 같이 교류를 증진시켜나가자. 싫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말씀드린 것처럼 대일전략을 수정함으로써 또 다른 차원에서 아베정권이 힘들게끔, 아베 정권이 빨리 떨어지게끔 하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게 된 것이죠. 이와 같은 양국의 보도를 바라볼 때 어제 거행됐던 중일 양국 정상회담은요, 우리가 생각했던 아니면 우리 보도와는 달리 그렇게 어려운 분위기가 아닌 속에서 양국이 그동안의 단절기, 어려웠던 시기를 벗어나서 해빙기로 갈 수 있는 플랫폼을 제대로 깔았다는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과거사나 남중국해가 거론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분위기가 좀 싸늘했다, 격론이 오갔다라고 보도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에요. 틀린 건 아니지만 강조점이 그게 아니라 이건 서로 자국민들을 의식해서 그냥 주고받고 하는 말의 한 부분일 뿐이고 진짜 중요한 건 미래지향적인 전향적 자세로의 변화가 있었다, 그렇게 읽으신다?
◆ 우수근> 그렇습니다. 그것이 바로 중국이 우리 한국과 다른 것인데요. 우리 한국과 중국은 아베 총리의 행위에 대해서 못마땅해 하면서 강경정책을 일관해 왔지 않습니까? 우리는 아직도 강경정책으로 쭉 가고 있는데 중국 같은 경우는 아니다. 강경책 쪽으로 하다 보니까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계속 아베한테 말려들어가기만 했다. 중일관계 나빠지고 일본 국민들이 중국에 대한 의식도 정서도 점점 더 나빠졌다라는 것을 생각을 하면서 획기적으로 전술을 바꿨지 않습니까? 강경책에서 유화책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았거든요. 그 위안부 문제라든가 과거사에 대한 격론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쇼맨십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것 언급하지 않으면 중국 국내에서의 역풍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우려한 차원에서의 발언이지 더 큰 방점은 미래지향적인 것, 싫지만 일본과도 함께 감으로써 일본을 미국하고 좀 떨어지게 만드는 대전략에서 나온 것이죠.
◇ 정관용> 그래서 외교부장관 정례화 등등의 구체적인 성과도 있었다.
◆ 우수근>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거랑 비교해보죠. 어제 있었던 중일 정상회담과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지 않습니까? 한번 비교해 보시면?
◆ 우수근> 저는 이번에 한일중 정상회담이라든가 중일 정상회담이라든가 한중 정상회담의 성적표를 나름대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 정관용> 재밌네요.
◆ 우수근> 한국과 중국과 일본, 과연 어디가 승자이고 어디가 패자인가. 첫번째 일본, 아베 수상 회심의 미소를 지었죠. 아베 수상 자기가 바뀐 것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한국과 중국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성사시킨 것 자체가 성과다?
◆ 우수근> 아베 수상한테는 성과인 것이죠. 그다음에 중국 같은 경우는 한중 관계는 본래 좋았습니다. 그 좋은 관계를 더 긴밀하게 할 수 있었죠. 또 한 가지는 일본하고의 관계 때문에 중국도 정말 골치가 아팠습니다. 미일관계가 계속 좋아지는 것은 중국으로써는 정말 뼈아프게 안 좋은 것이거든요. 그런데 경제적으로서 새롭게 다가간다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깔게 되었지 않습니까? 따라서 중국도 승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는 아베 수상이 바뀐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했죠. 뚜껑을 열어보니까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가 얻은 것은 거의 없었어요,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우리는 중일 양국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줄 수 있는 멍석만 깔아줬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자원봉사를 하려고 생각을 했다면 좋습니다마는 이와 같은 자원봉사외교, 우리가 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다시 한 번 반성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것이 더 심각한 것인데 지금 G2인 중국이 G3인 일본에 대한 전술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꿉니다. 왜 바꿨습니까? 생존경쟁을 위해서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우수근> G1, G2, G3도 생존경쟁을 위해서 저렇게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보십시오. 우리나라가 이전에 고려시대 때나 조선시대 때는 분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침략당하고 식민지배를 당했습니다. 지금은 분단국입니다. 힘을 합쳐도 힘든 상황에서 분단되고 한국은 또 동서로 나뉘었고 또 여는 친박비박, 야는 친노비노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런 G1, G2, G3하고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21세기 우리 한반도인들, 조상과 후손을 볼 면목이 없는 우리 정치인들 정말 저는 외국에 살면서 위기의식을 많이 느껴요. 너무 우리 한반도가 위태로운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 정관용> 아주 좋은 지적이십니다. 자원봉사외교 아주 신조어인데 적절한 표현 같네요.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 관계변화에 마당만 제공해 줬다. 그런 표현 말이죠.
◆ 우수근> 처음부터 우리가 그걸 의도하면서 했으면 몰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늘 한일정상회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결과물을 열어봤더니 위안부 문제만 주 의제로 해서 결국 얻은 게 없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 위안부 문제를 그동안 협의채널이 있었잖아요. 그 협의채널을 더 계속해서 잘 해 나가기로 했다, 그거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 우수근> 그것도 또 한국과 중국이 이렇게 다릅니다. 저는 중국이 좋다, 한국이 나쁘다 이런 일반적인 게 아니라 비교하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얻을 것이 있으면 얻을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는데요. 위안부 문제로 인해서 한중 양국은 일본과의 정상회담 안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이미 아베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확실히 바꿨거든요. 그 덩치가 큰 나라도 실리를 위해서라면, 국익을 위해서라면 바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플랫폼을 깔았죠. 그런데 우리 한국은 무엇입니까? 몇 년 만에 정상회담을 했는데 얻은 건 하나도 없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럼 우 교수님 식의 입장이라면 우리도 일본과 위안부 문제나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할 말 하는, 얼굴 붉히는 상황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죠. 그러나 그것 말고 뭔가 미래지향적인 뭔가를 이끌어냈어야 한다는 거죠?
◆ 우수근>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뭘 이끌어냈어야 했다고 보세요?
◆ 우수근> 이와 관련돼서 일본인 학자, 친한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일본인 학자가 그런 지적을 했습니다. ‘한중 양국의 외교를 비교해 볼 때 중국은 참 전략적이다. 그러니까 무섭다. 그런데 한국은 참 감정적이다. 그러니까 안타깝다’ 친한파인 일본인 학자 입에서...
◇ 정관용> 한국은 감정적이다?
◆ 우수근> 네, 한국은 참 감정적이다. 그래서 안타깝다라는 얘기를 할 정도입니다. 이번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언급을 했어야 합니다. 당연히 언급을 해야 마땅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닌 것이죠. 저는 이런 식으로 제안을 드리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위안부 문제라는 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 대의명분상 좋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끌어왔는데 하나도 바뀐 것이 없어요. 그 관계 속에서 한일관계는 계속해서 우리한테 불리하게만 가고 있었거든요. 이번에 보십시오. 우리가 상대를 할 것은 아베 수상이라는 개인이 아닙니다. 아베 수상은 권불십년, 몇 년 안 있으면 임기종료로 하야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일본 사람, 일본이라는 국가와는 계속해서 이웃으로서 외교관계를 해나가야 하는데 이번에 아베 신조라는 사람이 일본 최고지도자로서 한국에 정상회담에 왔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좋지 않더라도 일본국민의 입장에서, 일본사회 일반적인 정서로 바라볼 때 아무리 내 자식이 못났다고 하더라도 밖에 나가서 홀대당하거나 박대당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우수근> 와서 밥 한 끼 얻어먹지 못하고 간다라는 것, 우리 최고지도자가 그렇다는 것. 아베는 측은한 표정으로 돌아갑니다, 사진을 보니까. 일본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게 되는 것이죠. 계속 아베가 좋을 일만 우리가 하고 있거든요. 위안부만 가지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중국처럼 중국도 벤치마킹하면서 조금 더 다른 할 얘기 많지 않습니까? 이번에 우리가 이번에 위안부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회담을 안 했지만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더 큰 대의명분을 위해서 우리가 양보한다고 하면서 더 다른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많이 끌고 나감으로써 우리가 리드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고 있었으니 일본 학자들 말처럼 너무 감정적이라서 안타깝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전략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다. 그런데 또 한편에서는 그런 위안부 문제 같은 게 서로 격론은 오가게 했습니다마는 뭐가 일본의 자세변화나 굴복을 얻어낸 게 하나도 없는 상태 아닙니까? 현실적으로. 그런 것도 없는데 한일 간에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그 자체가 우리 국민들이 정부를 욕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 우수근> 그런 것은 제가 생각할 때는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감내하고 국민을 오히려 설득해야 한다?
◆ 우수근> 한일 간에 위안부 문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위안부 문제 너무도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또 어르신들이 점점 나이가 드시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한일 양국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은 최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 한 번의 계기는 끝난 거예요. 한중일 3국간 만났고 정상회담 다 끝났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면?
◆ 우수근> 우리가 우리의 외교를 이 시점에서 다시 돌아보면 한중관계는 잘 하고 있고 저는 미국, 한미외교관계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 너무 강경하게 나가서 약간 아쉬운 면이 있는데. 특히 예를 들면 미중 힘겨루기가 심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남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한테 선택을 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저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6.25 직후에 초등학생과 같은, 유치원생과 같은 약소국, 최빈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중견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더 이상 샌드위치 외교라든가 아니면 고래싸움에 새우등 외교를 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스마트한 돌고래 외교를 해야 되거든요.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 그런 선택, 어리석은 선택의 질문에 우리는 왜 대답을 해야 합니까? 우리 대한민국의 최대의 국익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평화통일입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이라는 국익을 위해서 그때그때 우리가 선택이라는 데 강요당하지 말고 어떤 외교자세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일지 고민하면서 정면 돌파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남중국 문제에 대해서 저는요, 지난번에 외교부가 말한 것 저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제규범에 따라서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것.
◇ 정관용>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이죠.
◆ 우수근> 외교적인 측면에서 Neither Confirm Nor Deny, 긍정도 부정도하지 않는다. 아니면 중립을 취하는 것도 외교전술상 아주 좋은 방법 중의 하나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오늘 한민구 국방장관이 남중국해 지역에서 ‘항해와 상공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표현을 썼단 말이에요. 그 얘기는 미국이 자꾸 바라던 표현이거든요. 즉, 남사군도를 중국이 중국 땅이라고 자꾸 하고 싶어 하는 건데 그걸 제어하기 위한 발언이 항해와 상공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그 말을 해 준 것이거든요, 우리 국방부장관이. 그 대목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수근> 미국이 중일관계에 있어서도 영토 문제 있지 않습니까? 센카쿠라든가 댜오위다오. 1990년대하고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미국은 중일관계에서 어떨 때는 중국 편을 공식으로 들어주고 어떤 때는 일본 편을 들어주는 갈 지 자 행보를 쭉 해왔어요. 그러다가 2005년 이후부터는 일본이 더 중요해지니까 중국이 부상하면서 확실히 일본 편을 들어줬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우수근> 지금 한중간의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중립을 취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그렇게 왜 못합니까? 저는 한민구 장관이 그렇게 말씀을 하셨더라면 더 덧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쪽 입장, 뭐 공해상에서 그런 자유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외교부대변인이 얘기한 것처럼 국제규범에 따라서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 정관용> 애매하게.
◆ 우수근> 그것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그런 외교적인 스텐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더 이상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 우리가 어린아이도 아닌데 왜 그런 어리석은 질문에 고민합니까? 21세기 중견강국 대한민국의 스텐스를 확실히 정해서 스마트한 돌고래 외교를 하세요. 우리가 우리의 입장을 얘기한다고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합니까?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합니까? 우리는 과거의 그 약소국이 아니에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우수근> 당당하게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우 교수님한테 딱 두 가지 요약 정리하죠.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 냉랭하다가 전략적으로 사고를 바꾸어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느냐. 그러면 우리는 일본을 갑자기 왜 만났느냐. 우리도 만나려면 중국처럼 전략적 사고로 뭔가를 변화하든지 아니면 괜히 만나는 걸 아예 안 만난다든지 그 말씀을 하신 것이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정말 철저히 우리 국익에 따라서 필요할 때는 딱 중립을 지키는 그런 자세도 필요하다. 그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 우수근> 네, 당당하게 나가십시오.
◇ 정관용> 수고하셨습니다.
◆ 우수근>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