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확정일에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린 것에 대해 "국면 전환용이자 위장민생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여당이 촉구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 및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와 예산안 처리 등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도 분명히 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 국정교과서)고시 확정일 당일에 당‧정‧청 회의를 들고 나온 것은 역사 쿠테타를 호도하려는 국민 기만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정책위의장은 "당‧정‧청에서 국정교과서 문제는 정부에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에 집중하자고 했다는데, 마치 5·16군사 쿠데타가 생각난다. 당시에는 '나라와 정치는 군인에게 맡기고 국민 여러분은 일에만 전념하라'는 포고문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여당의 여·야·정 협의체 구성 촉구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은) 한·호주 FTA 비준 당시 무역이득공유제의 대안을 만들기로 약속했고, 이번에는 5개 상임위에서 후속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다. 1년 전 약속부터 지키면 얼마든지 여·야·정 협의체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 처리 촉구와 관련해서는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세운 아젠다를 무조건 따르라는 식, 전투하듯 작전하듯 몰아붙이는 것을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며 협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역시 정부와 여당이 거듭 주장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야기한 경제 활성화법안 30개 중 23개를 통과시켰는데 그들이 꿈꾸는 경제가 왜 살아나지 않느냐"며 "우리당 입장은 영리의료는 다음에 하자는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예산안 통과에 대해서도 "도저히 현실에 맞지 않는 것(현실인식)을 기초로 짠 예산"이라며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의 입장은 사회경제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경제민주화를 하고 지난해 12월 23일 여야가 합의한 주택임대차 대책을 시행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 전환 확정고시를 발표한 직후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경제 활성화 법안과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에 집중키로 합의했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를 기점으로 국정화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민생과 경제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역사교과서가 진취적ㆍ긍정적인 미래세대를 위한 자양분이라면 한중 FTA 비준 등은 먹거리ㆍ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도 “오늘 회의는 한마디로 민생을 위한 당‧정‧청”이라며 “역사교과서 문제에는 정치권의 불간섭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