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태산 치유의 숲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 새터민들의 모습. (사진=산림청 제공/자료사진)
'숲 치유'가 북한이탈주민인 '새터민'의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북부지방산림청,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은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이처럼 정서안정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2일 밝혔다.
북부산림청과 하나원은 지난해 3월 업무협약을 맺고, 연말까지 9차례에 걸쳐 강원도 횡성 청태산 치유의 숲에서 새터민 900명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산림과학원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새터민 가운데 설문에 참여한 212명에 대한 프로그램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체험 후 새터민의 부정적 감정은 25% 축소된 반면, 긍정적 감정은 13.8% 확대됐다.
긍정적 감정은 체험 전 31.8점(50점 만점)에서 체험 후 36.2점으로 4.4점 증가했으며, 부정적 감정은 체험 전 19.0점(50점 만점)에서 체험 후 14.1점으로 4.9점 감소해 산림이라는 자연공간에서 불안과 스트레스가 다소 해소된 것으로 풀이됐다.
새터민은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 뿐 아니라 과도한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하나원이 12주의 합숙기간을 통해 심리상담 등 치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신분 안전 등을 이유로 대부분 실내에서 진행돼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나원 김은미 심리상담사는 "산림치유는 실내가 아닌 자연 속에서 심리안정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북한이탈주민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이정희 박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산림치유 프로그램 장소 중 가장 선호하는 장소로 숲길(37.8%)과 숲속(34.4%)을 꼽았다"며 "치유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대상자의 특성과 선호에 맞춘 산림치유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