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단순히 '슈틸리케호'의 주장뿐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진가를 확인하기까지 35분이면 충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라오스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라오스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6차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기성용과 손흥민(토트넘)이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한 이 경기의 승리로 한국은 월드컵 예선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G조 최하위 라오스는 네 번째 홈 경기 만에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3경기에서는 2골씩 총 6실점을 기록했다.
라오스가 이번 월드컵 예선 4경기 만에 처음으로 5실점한 경기이자 ‘슈틸리케호’의 6연승 행진이 이어진 이 경기에서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의 주인공은 단연 기성용이다. 지난 미얀마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거 출전 기회를 얻은 라오스전도 선발 출전해 중원을 지킨 기성용은 전반에만 2골 1도움하며 ‘슈틸리케호’의 ‘기둥’ 역할을 확실히 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80번째 A매치에서 처음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5-0 대승을 확실하게 이끌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이 경기에서 자신의 80번째 A매치를 치른 기성용은 2골을 보태며 A매치 통산 득점 기록을 8골까지 늘렸다. A매치에서 기록한 8골 가운데 기성용이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이날 라오스전이 처음이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석현준(비토리아)이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선제골을 터뜨린 기성용은 전반 33분 손흥민을 시작으로 박주호(도르트문트)를 거쳐 문전으로 전달된 공을 잡아 반대쪽 골포스트를 향한 슈팅으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2분 뒤에는 이재성(전북)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문전으로 내준 패스로 손흥민의 골을 이끌어 내며 도움까지 추가했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기성용이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정우영(비셀 고베)과 한국영(카타르SC) 등과 조합을 통해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도 한다. 덕분에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선수 조합으로 상대 맞춤형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