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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발언수위 높이는 오바마 '격퇴'→'파괴'…지상군 투입할까

국제일반

    IS 발언수위 높이는 오바마 '격퇴'→'파괴'…지상군 투입할까

    • 2015-11-23 07:00

     

    공화·전직 국방장관들 "공습만으론 한계"…오바마는 여전히 '선긋기'
    9일간의 아시아 순방 마치고 귀국길…24일 올랑드와 정상회담 주목

    최소 130명이 희생된 사상 최악의 프랑스 파리 테러를 계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슬람국가'(IS) 대응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가 테러를 자행한 'IS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IS 격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IS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반(反)테러' 전선 구축이 탄력을 받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강도 역시 세지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연설에서 IS를 소셜 미디어로 무장한 '살인자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레스토랑과 호텔 등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뉴 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우리에게 그들을 무찌를 힘이 없다는 생각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전장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도록 테러를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ISIL(IS의 다른 이름)의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고 지도부를 끝까지 추적해 그들의 조직망과 공급망을 해체하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파괴(destroy)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IS에 대해 '파괴'라는 용어 대신 상대적으로 적극성이 떨어지는 '격퇴'(defeat)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파괴나 말살의 뜻을 담은 강한 어감의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자신이 IS에 대해 지나치게 무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파리 테러가 발생하기 불과 12시간 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S에 대한 '봉쇄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IS 지도부를 무력화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고 발언에 논란에 휩싸였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안일한 상황 인식'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물론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 나서 'IS는 봉쇄가 아니라 격퇴돼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은근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관심은 오바마 대통령의 높아진 발언 수위가 전략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다.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 대선 주자는 물론이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지도부 전체가 IS를 격퇴하려면 미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케인 위원장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 지상군 1만 명 투입을 공개로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열린 G20(주요 20국)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상군 투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여전히 지상군 투입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행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공습과 이라크·시리아 현지 군대의 지상작전을 통한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 역시 지상군 투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뿐 아니라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 1기 행정부 국방장관 출신인 리언 파네타, 확실한 우군이었던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까지 현행 IS 전략의 미흡함을 지적하고 나서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헤이글 전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행정부가 군사전략의 기반이 될 정치적 전략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파네타 전 장관 역시 NBC 방송 인터뷰에서 "공습은 훌륭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파인스타인 의원도 CBS 방송에 출연, "지금의 접근법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터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비롯해 9일간의 터키,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귀국 직후인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테러 직후 'IS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 방송에 출연한 미 전문가들은 국내외 안팎의 강경 대응 목소리와 더불어 IS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한층 높아진 점을 거론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달라진 대응책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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