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테러 등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또 특정 국가가 야기하는 지역 불안정과 평화에 대한 위협의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 핵개발과 인권문제를 들면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평화 통일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한강의 기적'이라는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쓰는 과정에서 유네스코는 소중한 동반자였음을 언급하면서, 교육, 과학, 문화 등 3대 분야의 한-유네스코간 협력를 확대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제시했다.
◇ 박 대통령 연설의 키워드 "평화의 방벽"과 "교육"박 대통령이 이날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행한 22분간의 특별연설에서 눈길을 끈 핵심 키워드는 "평화의 방벽(the defences of peace)"과 "교육"이였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국제 테러 등 폭력적 극단주의의 해법은 물론, 한반도 평화 통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유네스코 헌장 상의 메시지를 언급한 뒤 "지금 지구촌의 분쟁과 갈등은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면서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70년 분단 상황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고, 긴장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어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70년 전의 출발점에 다시 서서, 여전히 인류의 중대한 과제인 평화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 "(테러 등) 폭력적 극단주의와 문화·종교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분쟁지역 어린이들에게 증오가 아닌 화해를, 폭력이 아닌 대화를, 좌절이 아닌 희망의 꿈을 심어주는 일야말로, 오래도록 유지될 평화의 방벽을 세우는 일"이라며 "저는 그 해답이 바로 '교육'에 있다고 생각하며, 세계시민교육을 더욱 확산하고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특정국가의 위협은 세계의 위협, 북핵과 북한 인권"박 대통령은 특히 "지금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지구상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라며 "특정 국가가 야기하는 지역 불안정과 평화에 대한 위협은 국제사회 전체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고, 북한의 핵개발과 인권 문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런 평화의 과제를 한반도 평화통일로 풀어내고자 한다"며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제안한 남북간 환경·민생·문화의 3대 통로 중 특히 "문화의 통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예로 박 대통령은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과 남북 공동 유물 전시회 개최 등을 언급했다.
◇ 유네스코는 소중한 동반자, 한-유네스코 협력 방안 제시
박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 50년대 한국에 대한 유네스코의 교과서 공장 건립과 교과서 출판지원, 농촌 지도자 양성시설 건립 등을 예로 들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써오는 과정에서 "유네스코는 소중한 동반자"였다고 강조한 뒤,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한-유네스코간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교육분야에서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 관련 유네스코와 협력 추진, △아프리카 국가 직업기술 및 ICT 교육 지원, △세계시민교육 커리큘럼 개발을 위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지원, 과학분야에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구상 관련 유네스코와 협력 추진, △개도국 대상 수자원 교육·공동연구를 위한 '물안보 및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연구·교육센터' 설립 추진, 문화분야에서 △개도국의 문화다양성 및 역량강화 지원,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운영 등을 통한 무형유산 분야 기여, △객관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유네스코 기록유산 제도 논의 촉구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프랑스 각계 주요 인사와 파리 주재 외교단, 유네스코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 성악가 조수미씨, 아리랑 등 축하공연특히 유네스코 평화예술인(Artist for Peace)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 조수미씨가 이번 특별 연설 직전에 '아리랑'과 '즐거운 나의 집' 등을 부르며 축하 공연을 했다.{RELNEWS:right}
박 대통령은 특별연설에 이어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과의 접견 및 오찬을 갖고, "우리나라와 교육·과학·문화를 통해 국가간 협력을 촉진하고,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유네스코는 상호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면서 한-유네스코간 파트너십 강화방안, 교육‧과학‧문화 분야 협력사업을 위한 한국의 유네스코 지원 방안, 최근 확산되는 극단적 폭력주의와 테러 등 주요 지역·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유네스코 방문은 유네스코로부터 초등 교과서 출판 지원 등을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로서, 국제 사회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네스코와의 동반자 관계를 확대·강화시키는 중요한 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