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해대교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리를 지탱하고 있던 대형 와이어 1개가 끊어지고, 2개가 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를 수습하던 소방관 1명이 떨어지는 케이블에 맞아 순직하고, 두 명이 부상했다.
현재 서해대교는 양방향 통행이 전면 중단된 채, 안전진단이 실시되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국민안전처 소방본부, 충남지방경찰청, 건설기술연구원 등 모두 8개 기관이 참여했다.
4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안전진단은 이날 오후에 마무리 될 예정이며,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통행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도로공사측에서는 3일 저녁 발생한 화재가 낙뢰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낙뢰가 원인인지 여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낙뢰가 떨어졌다 하더라고 서해대교를 지탱하는 케이블이 낙뢰에 손상돼 끊어질 가능성이 있는 지 여부이다.
서해대교는 2000년도 건설 당시에 최첨단 공법이 사용된 일종의 사장교다.
사장교란 주탑(主塔)에 케이블을 설치해 다리를 지탱하도록 설계된 다리를 말한다.
서해대교에는 현재 144개의 케이블이 있으며, 케이블마다 굵기는 다르지만, 절단된 케이블은 280mm짜리 케이블이다.
손상된 케이블 두개는 180mm인 것으로 확인됐다.
낙뢰로 연필굵기의 철선 72개를 뭉쳐놓은 엄청난 두께의 와이어가 끊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낙뢰로 끊어진 사례가 외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답변을 하지 못했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해대교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더구나 기상청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추정과는 달리 당시 서해대교 인근에서는 낙뢰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3일 오후 6시경 발생했는데, 기상청 확인결과 서해대교 인근에서는 3일 오후 4시부터 30분부터 6시 30까지 낙뢰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안전처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설사 낙뢰가 있었다 하더라도, 낙뢰로 끊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화재나 마찰열로 인한 가능성도 배제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로 280mm짜리 철선이 녹아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