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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폐지 유예, 靑신호 있었을 것" 검찰 인사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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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시 폐지 유예, 靑신호 있었을 것" 검찰 인사 불똥?

    서울지검장 유력 후보, 김주현 법무부 차관 '물 건너 가나'

    김주현 법무부 차관이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사법시험 존치 여부에 관한 법무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법무부가 사법고시 폐지 4년 유예안을 전격 발표한 배경에는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던 법무부가 관계기관과의 사전 조율없이 사회적 파장이 큰 사법고시 존치론을 갑작스럽게 들고 나온 것은 윗선의 뜻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의중이 있었다고 해도 추후 말바꾸기와 어정쩡한 업무 추진으로 로스쿨생은 물론 사시 준비생들까지 집단 반발하면서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법무부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예정된 검찰 고위직 인사와 맞물려 담당자가 교체되면서 일부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법무부가 사법고시 폐지 유예안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상당수 검찰 고위 간부들은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검사장은 "법무부가 그 정도로 사회적 파급력 있는 정책을 공표하려면 당연히 청와대에도 보고가 이뤄졌을 것이다"며 "청와대의 의중도 상당히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장도 "단순한 추측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나 김주현 차관은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신중한 편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와 조율 없이 단독으로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견을 밝혔다.

    법무부가 사법고시 폐지 4년 유예안을 만들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기까지 청와대에 보고가 이뤄졌으며, 윗선의 의중도 상당히 반영이 됐을 것이라는 뜻이다.

    검사장급이 아닌 일반 검찰 관계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모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봤을 때 법무부가 단독으로 이번 일을 추진하고 발표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청와대의 '시그널'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법무부가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끝에 사법고시 존치에 대해 일종의 '여론 띄우기'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현직 검사들 사이에서는 "법무부가 유탄을 맞았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법무부가 아무리 청와대와 조율했더라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검찰 내부 관계자들은 동시에 내놓고 있다.

    법무부가 국회 법사위를 비롯해 법원,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았던 점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반발이 거세지자 추후 말을 바꾸는 듯한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회에서 (4년 유예안이) 채택되면 좋고, 안되면 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국회에서 정해주는 대로 따르겠다"며 애매한 태도를 취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결국 법무부의 4년 유예안은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로스쿨 재학생·졸업생들과 교수들을 비롯해 사법고시 존치론자들의 반발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워낙 사회적으로 혼란이 컸기 때문에 법무부가 어떤 식으로든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조만간 단행될 검찰 고위급 인사의 시기와 방향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르면 이번주에 고검장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었지만, 사법고시 존치 논란이 변수가 되면서 1~2주 정도 인사가 미뤄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고검장 인사의 최대 관심사인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에 이번 사태의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사시 폐지 유예 발표를 주도했던 김주현 법무부 차관(연수원 18기)이 동기들 중 가장 먼저 고검장에 승진해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점과 맞물려 있다.

    모 검사장은 "김 차관이 이번 사태로 인해 여론의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서울중앙지검장으로의 '영전'은 다소 튀는 인사가 될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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