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를 부추기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어 온 자정(0시) 음원 발매가 철퇴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로엔 엔터테인먼트, KT뮤직, CJ E&M, 벅스, 소리바다 등 국내 주요 음원 유통사 관계자들과 정책 회의를 갖고, 음원 사재기 근절 대책을 논의했다. 음원 사재기 주요 패턴과 사재기 방지를 위한 정책·기술적 시스템, 향후 대응 방침 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유통사 관계자들은 자정 음원 발매에 대한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문체부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공문이나 행정지도 근거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자정 음원 발매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현재 강제성은 없으나 음원 공개 시간은 자정과 정오 두 차례로 나뉘어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중 음원 사재기가 주로 이루어지는 시간대는 새벽시간대다. 낮보다 이용자 수가 적고 부정한 움직임이 일어나더라도 쉽게 티가 나지 않기 때문. 자정에 음원을 발매할 경우 음원 사재기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새벽 시간대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할 경우 유통사들이 빠른 대처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자정 음원 발매의 주된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한동안 가요계에서는 자정 음원 발매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가요 기획사들은 다시 경쟁하듯 자정에 신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나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자정에 음원을 공개하고 있는데, 새벽 시간대에 비교적 쉽게 차트 상위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다음날 오전 차트 순위에까지 영향을 끼쳐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결국 문체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지난 11일 음원 유통사들에 '음원사재기 유인 발생의 우려가 있는 음원 유통 및 차트 집계 시간에 대한 조정(통상적 업무시간 이내)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추진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또 해당 공문을 통해 공정한 차트 운영을 위한 실시간 차트 개선 및 차트 내 음원 추천 폐지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공정한 음악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음원사재기 근절을 위한 법안 개정 등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