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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PK출신 검사장들 왜 모조리 옷 벗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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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뉴스] "PK출신 검사장들 왜 모조리 옷 벗기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검찰이 이르면 오늘(17일)쯤 대규모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미 9개의 고등검사장 중 3개만 남고 6자리가 비었고 검사장급도 최소 13자리가 공석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부산.경남지역 출신 고검장과 지검장들이 대거 밀려나면서 검찰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PK출신 검사장들 왜 모조리 옷 벗기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자료사진)

     

    ▶ 검사장급 인사가 발표됐나?

    =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미 사표를 낼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에 오늘이라도 인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수남 검찰총장 체제가 갖춰지는 것이다.

    ▶ 그런데 PK(부산.경남)출신 검사장들이 대부분 사표를 냈다는 얘기냐?

    =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옷을 벗게 됐다.

    고등검사장이 9개자리인데 부산경남출신이 2명이었다. 그런데 이번 인사로 사법연수원 17기인 김경수 대구고검장과 17기인 조성욱 대전고검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또 고등검사장 승진대상인 사법연수원 18기에 PK출신이 2명인데 강찬우 수원지검장과 정인창 부산지검장이 사표를 냈다. 고등검사장 승진대상인 사법연수원 19기에는 PK출신 검사장이 1명도 없다.

    따라서 고등검사장 9자리 중 PK출신은 단 1명도 없게 된다는 얘기다.

    법무부가 발표한 공식 프로필 자료에 따르면 PK출신은 20기의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을 맡고 있는 21기의 김기동 대전 고검차장 2명뿐이다.

    검사장 승진대상인 21기와 22기에도 PK출신은 1~2명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PK 검사장 몰살'이니 '학살'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 사표를 냈다는 건 본인의 의사 아닌가?

    = 결과적으로 본인이 사표를 내는 것이지만 사표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건 '용퇴'가 아니라 '강퇴'가 되는 것이다.

    사퇴하는 사람들 중 "해도 너무한다"고 푸념하는 경우도 있었고, "나가라고 하니까 나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검찰총장이 바뀌거나 정권교체기가 되면 물갈이를 종종해왔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가끔씩 그렇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근데 검찰인사를 Why뉴스 주제로 정한 이유가 뭐냐?

    = 인사문제는 검찰내부문제니까 Why뉴스로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인사에 담긴 행간은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PK출신 검사장들을 대거 용퇴시킨 건 박근혜 정부의 '심모원려 (深謀遠慮)'가 아니겠느냐 하는 점이다.

    ▶ 그게 무슨 소리냐?

    = 단순한 검찰인사가 아니라 차기 정권 창출과 관련된 포석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다음 검찰총장이 2017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대통령 선거운동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총장추천위원회와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임기만료 이전에 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수남 검찰총장 (사진=박종민 기자)

     

    2017년 상반기가 될 지, 하반기가 될 지, 아니면 임기를 다 채울지는 아직 단정 짓기 어렵지만 미리 대비를 해 두는 차원에서 차기 총장후보군이 될 고검장을 미리 정리해 두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중견법조인은 "김수남 총장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총장후보 원 톱으로 두고 잠재적 경쟁자들을 미리 정리하는 차원의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 그게 PK출신 검사장들을 내보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냐?

    = 검찰이나 법조계 내부에서는 관련이 있다고 본다. 총장추천위원회에서 김수남 총장과 함께 추천한 후보가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김희관 광주고검장, 김경수 대구고검장 이렇게 네 명이었다.

    이 중 PK출신인 김경수 고검장만 옷을 벗게 된 것이다. 또 18기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할 경우 당연히 잠재적 경쟁자가 될 강찬우 수원지검장과 정인창 부산지검장을 배제시킴으로서 차기 총장 후보를 위협할 위험요소는 원천 배제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들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내부에서도 이런 분석이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고, 검찰 내부사정에 밝은 법조인들도 비슷한 언급들을 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얘긴데?

    = 그런 분석도 있다. 차기 검찰총장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차기 대선과 맞물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군은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얼마 전 탈당한 안철수 의원 등으로 지지율 1~4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4명이 모두 부산경남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여권(청와대나 새누리당)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이들 잠재적 대권후보들과 연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고위관계자는 "차기 검찰총장이 대선시기에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검찰총장이 여권의 편을 들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 선다는 것은 야권의 편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검찰총장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고 특정 후보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건 원론적인 얘기고 실제로는 여권의 입장에 서야 하는데 그걸 담보하기 위해서 이번 검찰인사를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어디까지나 해석의 차원 아니냐?

    = 물론 그렇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실제 그와 비슷한 일을 당한 전례가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 열렸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2013년 2월 7일) 당선인의 의중과 달리 3명(김진태 대검 차장과 소병철 대구고검장, 채동욱 서울고검장)을 추천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당선인 쪽이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공안통' 안창호 헌법재판관과 김학의 대전고검장이 후보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고, 박근혜 대통령은 추천 된 지 두 달여 취임한 지 한 달여를 끌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임명했다.

    채동욱 총장은 취임 14일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도록 했다.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잘 알 것이다.

    검찰은 논란 끝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채동욱 총장은 뜬금없는 '혼외자 아들' 문제로 사실상 쫓겨났다.

    이런 잘못(?)을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심모원려'한 인사를 하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나?

    = 그런 전례가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TK출신인 박순용 검찰총장 후임으로 호남출신의 신승남 대검차장이 가장 유력했다. 그런데 검찰인사에서 신승남 대검차장의 경쟁자였던 동기들이나 한 기수 후배들이 헌법재판관, 감사위원 등 다른 공직으로 대부분 밀려났다.

    예상대로 다음 검찰총장은 신승남이었다. (물론 신승남 총장은 동생의 비리문제 등으로 중도에 사퇴해야 했고 지난해에는 골프장 여직원 성추행 혐의와 골프장 지분을 둘러싼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 검찰 연소화 문제도 나오는데?

    = 법조계 내부의 문제이긴 하지만 검찰의 연소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는 검찰과 법원의 기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고등법원장은 사법연수원 13기가 대세이고 지방법원장은 14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검찰은 수장인 검찰총장이 16기이고 고등검사장은 19기까지, 지방검사장은 20기에서 21기까지 내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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