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관련 당직 인선을 두고 또다시 주류·비주류 간 갈등에 불이 붙을 조짐이다.
문 대표는 지난 16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총선 체제로의 조기전환 방침과 함께 관련 인사를 빠르게 진행해 나갈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틀 뒤인 18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김성곤 의원을, 최재천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 자리에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다.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에는 백재현 의원이 임명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류에 치우친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된 이목희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지난 대선 캠프에서 문 대표를 도왔고, 김성곤 의원은 4선 출신의 호남 의원으로 당 내에서는 중립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인사는 내년 총선을 주도할 선거기획단장이다.
문 대표 측은 늦어도 이달 안으로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다음달까지는 총선선대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총선기획단은 총선선대위의 실질적인 출범 준비를 책임지는 실무조직이어서, 문 대표로서는 단장직에 자신의 뜻과 잘 맞는 인물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자리에는 지난 안철수 의원 탈당 정국에서 '주류'로 급부상한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 (사진=윤창원 기자)
최 본부장이 최근 20대 총선 불출마를 '재탕 선언'한 것 역시, 사실상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비주류에 칼을 들이대겠다는 의지라는 불신이 팽배하다.
한 비주류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의 지금 인선은 총선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분열과 혼란의 상황에서 쿠테타식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주류 의원들로서도) 방법이 없다. 살 길을 찾아야 하는데 죽을 길로 간다고 하는 인사인데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의원은 "최재성 의원이 임명된다면 결코 가만히 두고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게 된 격전지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안 갈등 정국에서 주류 측 최전방에 서서 비주류를 저격했고, 결론적으로 안 의원의 탈당을 이끌어 총선을 더욱 어렵게 만든 인물을 총선기획단장직에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으로 당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혁신을 함께 통합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실패하고 안 의원 탈당을 앞장서 주도한 사람을 총선의 주역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문 대표도 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