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 김제시장 (사진=김제시청 홈페이지 캡처)
이건식 김제시장이 자신의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로 고향후배에게 16억여원의 사업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2일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 감사에 따라 김제시장에 대한 징계요구 등 모두 123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징계요구는 12건(22명), 형사 고발은 1건(1명), 수사요청은 4건(5명)이었다.
이 시장은 2009~2013년 특정 보조사료 제조업체로부터 가축 보조사료 및 토양개량제를 17차례에 걸쳐 16억1000만원어치 사들여 관내 축산농가에 보급했다. 이 기간 해당 업체의 총 매출액은 17억5000만원으로, 김제시에서만 92%의 매상을 올렸다.
제품의 납품에는 수의계약이나 ‘1억원 미만’ 분할구매 방식 등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쓰였다. 하지만 제품의 품질을 놓고 축산농가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담당부서에서도 재고를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시장이 하라고 하면 하는 거지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나. 잔말 말고 하라면 해”라거나 “업체 사장이 내 고향후배이고, 선거 때 나를 도와준 고마움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 것이니, 좀 도와달라”는 등 부하 공무원을 압박·회유했다.
감사원은 이 시장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또 이 시장에게 김제시에 손해를 끼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 손실보전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징계에는 한계가 있어, 이 정도로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화성도시공사에 재직하는 동안 회사에 3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전직 사장 A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A씨는 공동주택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에 사업부지를 매각하면서, 매각잔금에 대한 이자 38억원을 이사회 의결 없이 면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