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현정>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입니다. 오늘 뒤집어볼 '뉴스의 행간은요?
◆ 김성완> 요즘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이 세 명의 여야 정치인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치 패를 꺼내 놓고 벌이는 카드게임을 연상케 하는데요. 김무성-문재인-안철수의 카드싸움, 이 뉴스의 행간을 오늘 좀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정치인들의 카드 싸움, 수 싸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나요?
◆ 김성완>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놓은 카드가 강렬합니다. "조기 선대위 수용한다는 카드"인데요. 그런가하면 신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20% 컷오프 탈락 의원 배제 카드"를 내밀고 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요즘 "험지차출론, 험지 출마론 카드"로 현란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자 이 카드를 통해 내부 반란을 진압하거나 외부의 적을 무너뜨리려고 시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탈당을 막는 자가 있다면, 탈당을 기다리는 자도 있기 마련이죠. 바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인데요. 요즘 안 의원이 특히 강조하는 것이 뭡니까. 바로 인재 영입 3원칙입니다. 부정부패, 이분법적 사고, 수구보수는 안 된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의 20% 컷오프에서 탈락한 의원을 받지 않겠다"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친박계와 공천 룰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험지차출론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이틀 사이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연달아 만나서 험지 차출을 요청했구요. 이들로부터 "당 지도부 취지에 공감한다",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 이런 식의 긍정적인 답변 얻어냈다고 합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김현정> 김무성-문재인-안철수의 치열한 카드 싸움, 수 싸움, 먼저 문재인 대표 카드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러브콜”입니다. 문재인 대표의 조기 선대위 카드에 담긴 의미가 뭘까요? 문재인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기 선대위 구성안을 전격 수용했는데, 이 안은 하루 전 중진의원과 수도권 의원 50여명이 제안한 방안입니다. 문 대표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겉으로 내놓은 카드로는 "혁신을 지키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 대표직에 아무 미련이 없다"고 말한 셈입니다.
이 카드는 다시 말하면, 김한길, 박지원, 박영선 등 비주류를 향한 러브콜입니다. 당 뛰쳐나가지 말고 나와 함께 하자, 이런 거죠. 문 대표가 벌이는 카드게임은 싸움으로 치자면 수세, 즉 외통수에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호남 의원들에 이어 수도권 의원들까지 탈당에 가세한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 잃게 되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지금 와서 대표직 던지는 패 쓸 수도 없고 또 그럴 명분도 없는 상황이라, 결국 조기 선대위 카드를 던진 겁니다. 당 대표로서 공천권에 관여하지 않겠다, 20% 컷오프는 친노 기득권 지키기 위해서 20% 컷오프 하는 것 아니다, 선대위에 들어와서 함 봐라! 이런 메시지죠.
◇ 김현정> 정치권의 카드싸움, 수 싸움, 안철수 전 대표 카드의 행간은 뭔가요?
◆ 김성완> "나오려면 빨~리 나와라!" 이게 안철수 의원의 카드의 행간입니다. 20% 컷오프에서 탈락한 의원은 받지 않겠다는 카드에 담긴 의미도 바로 그거죠. 안 의원의 지상과제는 신당 건설입니다. 1년 전처럼 혼자 뛰다간 정치를 아예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인 건데요. 관건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몇 명이나 합류하느냐입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컷오프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비리, 막말, 기득권 의원이란 낙인이 찍힌 인물들이죠. 안 의원은 컷오프 탈락 의원 배제 카드를 흔들면서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있는 겁니다. 버려진 신세가 되기 전에 용도 폐기되기 전에 빨리 나와라! 바로 이겁니다.
◇ 김현정> 그럼 마지막 남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험지출마론 패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김성완> "진실되다면서?" 이게 그 행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발언 이후 “진실한 사람들”이 유행어가 됐죠. 그런데 이 말이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입니다. 친박계가 ‘진실된 사람들’ 마케팅 벌이면서 전략공천과 결선투표로 김무성 대표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인데요. 여기에 맞서기 위해서 김무성 대표가 꺼낸 카드가 험지출마론인 겁니다. 겉으론 당내 유력 인사들이 험지에 나가야 여권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박 대통령과 수싸움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박근혜표 진박, 이른바 진실된 사람들만 꽃길 걷는 게 말이 되느냐?’ 이렇게 항의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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