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
민경욱(52) 전 청와대 대변인의 총선 출마선언문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표절한 원본으로 지적된 글이 하필이면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재직 당시 교섭단체 연설문이다.
유 의원은 국회법 개정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과의 불화로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원내대표직을 사임했다.
반면 민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즐겨 쓰는 표현인 '진실한 사람'을 자처하는 인사다.
표절이 사실로 판명되면 진실한 사람이 진실치 못한 사람의 글을 표절한 셈이 된다.
민 전 대변인의 인천 연수 예비후보 출마 선언문의 상당 대목은 유 의원이 지난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본회의에서 한 교섭단체대표연설문과 겹친다.
민 전 대변인 예비후보 출마선언문 중에는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라고 스스로 묻는 대목이 있다.
이는 유 의원의 연설문 중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집니다'라는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사진=민경욱 새누리당 인천 연수 예비후보자 블로그 캡처)
유승민 원내대표 당시 교섭단체연설문 (사진=자료사진)
이어 민 전 대변인은 "저는 삶의 무게에 신음하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이 역시 유 의원의 연설문 중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라는 대목과 거의 일치한다.
'용감한 개혁'은 유 의원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또 민 전 대변인은 "제가 꿈꾸는 건강한 삶이란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면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유 의원이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라고 연설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RELNEWS:right}유 의원의 '보수'라는 부분이 '건강한 삶'으로 바뀌었을 뿐 '정의, 공정, 진실, 책임, 따뜻한 공동체 건설, 땀, 노력'이라는 단어의 나열과 순서가 똑같다.
CBS노컷뉴스는 민 전 대변인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는 "그럴(표절일) 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출마선언문의 작성자가 자신이 아닌 보좌진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