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사무소에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입해 1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민원 사항을 알리기 위해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 사무소에 정모(55)씨가 출근 중이던 정무특보 최모(52)씨를 인질 삼아 난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3층짜리 건물 2층에 위치한 사무소 현관 밖에 서 있던 정씨는 최 특보의 뒤통수를 흉기 뒷면으로 내리친 뒤 안으로 끌고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산사무소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인질극을 벌였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정씨는 문 대표 사무소에 들어가자마자 최 특보의 손목을 청테이프로 결박한 뒤 소화기를 던져 창문을 깨뜨렸다.
또, 미리 준비해간 4ℓ 크기의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던 시너를 사무소 바닥에 뿌려댔다.
정씨는 깨진 창밖으로 '문현동 금괴사건 도굴범 문재인을 즉각 구속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5분쯤 뒤 이어 출근한 사무소 직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경력 5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정씨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정씨는 휴대용 라이터를 들고 "가까이 오면 불을 붙이겠다.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사무실 안에 있는 화분과 의자를 창밖으로 내던지며 거칠게 난동을 부렸다.
(사진=부산소방서 영상 캡처)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건물 아래에 에어매트를 깔고 건물 뒤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정씨가 인질극을 시작한 지 1시간 25분이 지난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경찰은 건물 뒤편 창문을 깨고 사무소 안으로 진입했고, 이에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던 정씨는 대기 중이던 형사들에게 검거됐다.
정씨는 "이제 모든 게 끝났다. 경찰과 검찰에 가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인질로 잡혀 있던 최 특보 손목과 입술 부위 등에 찰과상을 입었으나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하루 전 자신이 살고 있는 남구에서 시너를 구입하고, 인질극을 벌이기 직전에는 건물 1층 상가에 들러 문 대표 사무소가 언제 문을 여는지 등을 물어보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일단 정씨가 자신의 민원을 알리기 위해 문 대표의 사무소에서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경찰서 김영문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과거에도 수 차례 비슷한 민원을 제기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자신의 민원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앞서 참여정부 시절 자신의 형이 남구 문현동에 금괴가 많은 일제의 지하 어뢰 공장을 발견했으나, 정부가 어뢰공장의 진실을 숨겨 큰 피해를 봤다고 경찰과 관할 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중 흉기 인질 감금 혐의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산 문현동 '금도굴' 사건이란? |
부산 문현동 금도굴 사건은 '한국판 보물찾기'에서 시작된 주장이다.
자칭 다큐 작가인 정 모 씨 등이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45년 5월 패망을 앞둔 일본은 중국 전역에서 막대한 양의 황금과 보물을 약탈하는 '황금백합작전'을 실시해 이를 부산 문현동 당시 지하 어뢰공장으로 옮겨 보관했다.
갑작스런 패망에 일본군은 1천톤에 가까운 황금을 어뢰공장에 그대로 둔 채 입구만 폭파하고 철수한다.
이 작전을 직접 지휘했던 일본군 장교가 조선인 군납업자에게 어뢰공장의 지도를 전했고 이를 근거로 42년만인 1987년 보물을 찾기 위한 시추작업이 시작됐다.
정 씨 일행은 10년 끝에 시추에 성공했지만 2002년 3월 황금은 도굴당했고, 도굴의 배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있다.
'문재인은 도굴한 금을 처분해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는 내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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